AI 시대 콘텐츠 이용 규칙 정할 업계 표준 ‘RSL 1.0’ 공개

AI 기업의 웹상 콘텐츠 이용을 둘러싸고, 퍼블리셔 측이 용도별 이용 조건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체계로 주목받아온 RSL(Really Simple Licensing) 1.0이 정식 표준 사양으로 공개됐다. 이미 클라우드플레어나 아카마이 등 인터넷 인프라 기업과 다수의 미디어 기업이 RSL 구현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RSL 자체는 2025년 9월 공개됐고 버전 1.0 표준 사양은 2025년 11월 제정됐다. 이번에 새롭게 이 RSL 1.0 사양이 정식 업계 표준으로 발효되고 주요 인터넷 인프라 기업과 대형 퍼블리셔가 본격 채택을 표명한 게 발표됐다. 이를 통해 RSL은 단순한 제안 사양이 아니라 클라우드플레어나 아카마이 같은 기반 서비스가 구현을 진행하는 운용 가능한 체계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AI 검색과 기존 검색을 용도별로 제어할 수 있는 실무적 틀이 갖춰진다.

RSL은 기존 robots.txt를 확장해 접근 가부 뿐 아니라 AI 모델 훈련이나 검색, 생성 답변 등 용도별 이용 조건을 지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RSL 1.0에서는 ai-all, ai-input, ai-index 등 항목이 추가되어 검색엔진에는 인덱싱을 허용하면서 AI 검색 기능으로의 이용만 거부하는 등 세밀한 설정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퍼블리셔는 기존 검색 트래픽을 유지하면서 AI 용도만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RSL 1.0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와의 협업을 통해 비영리 지식 공유 커뮤니티를 보호할 목적으로 컨트리뷰션 옵션이 도입됐다. 이는 AI 기업에 대해 상용 라이선스와는 다른 형태로 금전적 또는 인프라 면에서의 기여를 요구하는 체계로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작품이 AI 시스템에 이용될 때 접근 차단이나 오픈 협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정당한 대가나 지원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RSL 보급에는 인터넷 인프라 기업의 지원이 크게 관여하고 있다. AI 트레이닝이나 추론에 사용되는 콘텐츠는 웹 스크래이핑용 봇으로 수집되고 있지만 이런 봇이 웹사이트 robot.txt를 무시하고 순회를 하는 사례가 문제시되어 왔다. 예를 들어 인터넷 인프라 기업인 클라우드플레어는 이런 AI 봇을 엄격히 단속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RSL 1.0은 HTTP 402 응답에 라이선스 정보를 포함시킬 수 있게 되는 점이 유익하다고 밝혔다. 또 같은 인터넷 인프라 기업인 아카마이도 퍼블리셔 이용 조건 명확화를 지원하는 입장을 보이며 RSL 지지를 표명했다. 인터넷 인프라 기업이 지원해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AI 스크레이퍼를 차단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게 가능해진다.

그 밖에도 AP, 가디언, USA투데이, 버즈피드, 스택오버플로 등 1,500개가 넘는 매체·기업이 RSL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RSL Collective는 인터넷 인프라 기업과 주요 미디어가 RSL을 표준으로 받아들인 것을 계기로 RSL이 정식 업계 표준(official specification)으로 승인·공개되게 됐다고 선언했다.

RSL Collective는 앞으로도 사양 확장과 보급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RSL은 AI 기업과 퍼블리셔, 크리에이터 사이에 투명성과 책임을 동반한 이용 환경을 정비하는 체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