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군사 연구자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개발한 미국의 주요 AI 모델의 출력을 이용해 중국 방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국 AI 시스템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중국 학술 논문 및 특허 조사에서 밝혀졌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첨단 칩 수출 규제와 기타 전략 기술 접근을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 AI 연구자는 지식 증류 기법을 통해 고성능 미국산 AI 모델 능력을 더 작고 저렴한 중국산 모델로 옮겨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제임스타운재단(Jamestown Foundation)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이나 기타 군사 기관과 관련된 연구자가 오픈AI나 앤트로픽의 AI 모델 출력을 이용해 중국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훈련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타운재단은 증류는 중국 AI 모델 발전에 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2024년부터 2026년에 걸쳐 발표된 중국 학술 논문과 산업계 논문에서는 적대적 증류를 포함한 증류 실시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 모델에 필적하는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조직이 증류에 관여하고 있는지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증류를 통해 구축된 중국 국내 모델은 감시 시스템 등 공공 안전 용도, 그리고 군사 작전이나 사이버 작전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거나 이용이 제안되고 있다고 한다.
증류가 사용된 구체적인 모델로 제임스타운재단은 중국 AI 기업 문샷AI(Moonshot AI)가 7월 출시한 키미 K3(Kimi K3)를 꼽았다. 키미 K3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Claude Fable 5)나 오픈AI GPT-5.6 솔에 필적하는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신규 구독 가입을 일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 마이클 크라치오스(Michael Kratsios) 국장은 키미 K3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을 증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연구자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증류란 대규모 교사 모델 출력을 이용해 더 소규모이고 저렴한 학생 모델을 훈련시키는 기법을 가리킨다. 교사 모델이 생성한 답변이나 추론 결과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고성능 AI 능력 일부를 비교적 적은 계산 자원으로 재현할 수 있어 개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AI나 앤트로픽은 자사의 폐쇄형 AI 모델을 무단으로 증류에 이용하는 걸 이용 약관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 모델이 증류를 통해 중국 군사 및 공공 안전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이런 증류 악용은 적대적 증류라고 불린다. 또 적대적 증류에서는 원래 모델에 내장되어 있던 안전 대책이 유지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제임스타운재단이 검토한 학술 논문 및 산업 논문은 중국 조직이 증류 기술에 문제 있는 접근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한다. 나아가 중국 학술지나 군사지는 서구 학술 출판과 마찬가지로 내부 심사와 출판 사이클에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는 적대적 증류 증거는 2023년~2024년 최첨단 모델에 대해 실시된 것이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현재 진행 중인 실태가 아니라 공개된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과거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다양한 중국 모델에 대해 자신을 어떤 모델로 인식하고 있는지 묻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알리바바 큐원-맥스(Qwen-Max)는 앤트로픽이 만든 AI 어시스턴트 클로드(Claude)라고 자기 인식했으며 딥시크-V3(DeepSeek-V3)’는 오픈AI가 만들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 제임스타운재단이 제공한 데이터 중 특정 사례 연구에서는 베이징에 있는 군사 정보·사이버전 부대인 중국 인민해방군 제96941부대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에서 기밀성이 높은 군사 소스 코드를 처리하기 위해 오픈AI GPT-3.5를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논문에 따르면 제3자 제작 모델은 기밀 정보 취급에 부적합하기 때문에 연구자는 GPT-3.5를 이용해 소프트웨어 코드를 요약하고 해당 요약을 바탕으로 중국군 네트워크 내에서 완전히 작동하는 국내 모델을 훈련시켰다고 한다.
한편 중국 개발자는 자국 AI 기술 진보가 외국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앤트로픽 클로드 페이블을 증류했다는 지적을 받은 키미 K3를 개발한 문샷AI는 의혹을 부인하며 증류법이 아니라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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