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매틱 CEO “텀블러 인수, 지금까지 가장 큰 실패일지도…”

오픈소스 콘텐츠 관리 시스템 워드프레스(WordPress) 상표를 관리하는 오토매틱(Automattic)이 2019년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 텀블러(Tumblr)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오토매틱 맷 머렌웨그(Matt Mullenweg) CEO가 지금까지의 경력 중 가장 큰 실패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워드캠프 캐나다 2025(WordCamp Canada 2025) 행사에서 머렌웨그가 강연 중 언급한 것.

워드프레스는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으로 10월 기준 전 세계 웹사이트 43.4%가 워드프레스를 사용하고 있다.

오토매틱은 2019년 성인 콘텐츠 전면 금지 정책으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던 텀블러를 인수했다. 당시 머렌웨그는 텀블러는 웹상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이며 새로운 아이디어·문화·경험을 공유하는 데 필수적인 공간이라며 수백만 명이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오토매틱은 텀블러 재건을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에는 텀블러 운영팀 대폭 축소가 발표되어 139명으로 구성된 운영 부서 대부분이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1억 달러 이상이 투입됐음에도 텀블러는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오토매틱은 운영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머렌웨그는 강연에서 텀블러가 현재 워드프레스와는 다른 기술 스택 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워드프레스 인프라로 통합해야 하지만 그 과정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텀블러에는 5억 개가 넘는 마이크로블로그가 존재하지만 사업적 관점에서 보면 운영비용이 수익을 훨씬 웃돌고 있다. 그는 오토매틱 역시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른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텀블러는 자신에게 있어 가장 큰 실패, 혹은 놓친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텀블러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선 이에 대해 텀블러 백엔드를 워드프레스로 완전히 이전할 수 있다면 유지보수가 단순해지고 비용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 참석자가 AI 생성 이미지가 콘텐츠로 사용될 경우의 영향을 묻자 머렌웨그는 이는 아직 매우 발전 중인 분야이며 국가별로 법률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AI 생성물을 다시 병 속에 넣을 수는 없다며 오픈AI 같은 AI 기업들은 이미 너무 거대해졌고 그들의 시스템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경제 전체 및 성장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붕괴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머렌웨그는 또 오토매틱과 웹호스팅 업체 WP엔진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분쟁은 WP엔진이 워드프레스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워드프레스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렌웨그가 WP엔진을 워드프레스의 암적 존재라고 비판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악의적인 행위자를 지칭하고 싶지는 않다먀 특정 시점에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미래에는 좋은 행위자가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커뮤니티 내에서 긍정적인 행동을 촉진하려면 특정 사용자의 순위를 높여주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올바른 행동을 하는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선한 행위를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9월 머렌웨그가 WP엔진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이후 WP엔진에서 다른 호스팅 서비스로 이전한 웹사이트는 10만 건에 달한다. 그는 이런 변화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기업에게 상업적으로 옳은 일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