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이 발간한 2025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GSER 2025)는 인공지능(AI)이 향후 수십 년간 국가 경제 궤도를 결정할 ‘AI 시대’의 시작을 알리며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와 주요 동향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AI가 다른 모든 성장 부문을 압도하고 있으며, 5년 이내에 모든 기술 스타트업의 핵심 기반이자 보편적인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벌 생태계 가치 및 투자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보고서 이후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평가를 교정하며 31%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COVID-19 이전) GSER 대비 연평균 11% 복합 성장을 기록, 경제 성장률의 4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 시기는 넷스케이프(Netscape)가 웹 시대를 개척한 1994년과 유사한 상황으로, 챗GPT(ChatGPT) 출시 2년 후 스타트업 생태계의 3번째 폭발적 성장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펀딩 겨울과 엑시트 가뭄에도 불구하고, AI의 부상과 성장하는 생태계의 회복력은 회복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후기 단계 투자는 2024년 데이터에서 팬데믹 이후의 하락세가 다소 반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AI 투자금의 90%가 미국과 중국에 집중되어 있지만, 아시아 생태계(선전, 도쿄, 서울, 상하이)와 파리, 필라델피아는 후기 단계 자금 조달 감소 추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 글로벌 주요 스타트업 허브 및 특징=2025년 보고서 순위는 ▲성과(Performance) ▲자금 조달(Funding) ▲시장 도달 범위(Market Reach) ▲인재 및 경험(Talent & Experience) ▲AI-네이티브 전환(AI-Native Transition) ▲지식(Knowledge) 등 6가지 성공 요인을 측정해 산정했다. 특히 ‘AI-네이티브 전환’은 AI 스타트업 육성 정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로 도입됐다.
2025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상위 10위는 실리콘밸리(1위), 뉴욕시(2위), 런던(3위), 텔아비브(4위), 보스턴(공동 5위), 베이징(공동 5위), 로스앤젤레스(7위), 서울(8위), 싱가포르(9위), 상하이(10위)로 나타났다.
- 실리콘밸리: 세계 혁신의 중심지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풍부한 자본, 깊이 뿌리내린 기업가 정신 문화가 끊임없이 혁신적인 기술을 주도하고 미래를 형성한다. 생태계 가치 1조 8천억 달러, 유니콘 기업 337개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 런던: 2019년 이후 처음으로 3위로 하락했다.
- 베이징: AI에 대한 투자 강도가 높다. 새로운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3달러 중 2달러가 AI 기업으로 향하며, 이는 AI-네이티브 시대로의 빠른 전환을 보여준다.
- 서울: 12단계 상승하여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진입했으며, 지식 부문에서 1위, 자금 조달에서 5위, 성과에서 톱10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0억 달러 규모의 ‘서울 비전 2030 펀드’를 조성하여 투자 침체를 극복하고 미래 산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 싱가포르: 8단계 상승하여 톱10에 진입했다.
- 텔아비브: 1990년대 초 이스라엘 정부의 의도적인 노력의 결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중 하나로 부상했다. AI, 빅데이터 및 분석, 사이버 보안, 생명 과학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 상하이: 9,000개 이상 사모펀드 및 벤처 캐피탈 펀드를 관리하며 총 2,770억 달러 이상을 보유, 중국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 선전: AI 및 로봇 공학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이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 떠오르는 주요 생태계
- 방갈로르-카르나타카(인도): 작년 대비 7단계 상승한 14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AI 인재 허브(60만 명의 AI/ML 전문가 보유)다.
- 플로리아노폴리스(브라질): 환경 보존 지역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스타트업 수도’로 인정받았으며, 기술 인재 유치와 유지에 성공했다. 특히 기술 기업에 대한 지방 서비스세(ISS)를 5%에서 2%로 낮춘 정부 정책이 많은 기업을 유치하는 데 기여했다. 높은 삶의 질 또한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 이스탄불(튀르키예): 신흥 스타트업 생태계 3위에 올랐으며, 터키 정부의 ‘터미널 이스탄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혁신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 라고스(나이지리아): 핀테크(Fintech)와 에듀테크(Edtech)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젊고 기술에 정통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 나이로비(케냐): 핀테크, 농업 기술 및 신식품, 이커머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을 통해 해외 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다.
- 상파울루(브라질): 라틴 아메리카에서 성과, 인재 및 경험, 자금 조달 면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AI, 농업 기술, 생명 공학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 우크라이나: 5,200명 이상 AI/ML 전문가와 243개의 AI 스타트업을 보유한 AI 허브로 부상하고 있으며 정부는 ‘WINWIN 글로벌 혁신 개발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AI 개발 및 공공 부문 통합에서 상위 3개국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한다.
보고서는 생태계가 혼란을 수용하고, 실험 문화를 육성하며 사전에 혁신하는 곳이 다음 성장 시대를 정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입안자, 투자자, 생태계 구축자에게는 비전에 대한 대담함, 실행의 엄격함, 측정의 확고함을 주문하며,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일자리 창출, 포용성, 지속 가능한 영향 등 기업가적 성과의 결정 요인을 추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궁극적으로 AI 시대는 모든 국가와 도시가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 성장의 공정한 몫을 차지하는 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보고서 원문은 이곳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