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천억기업 수는 역대 최고치인 869개사로 이들이 고용한 인원은 32만에 육박한다. 이는 재계 1위인 삼성 고용 규모인 27.4만 명을 넘어선 수치다. 우리 경제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매출 천억을 달성한 기업을 기념하기 위해 벤처기업협회가 11월 27일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을 열고 이들을 포상하는 한편 벤처천억 기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이영 중기부 장관,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 성상업 벤처기업협회 회장, 윤건수 벤처캐피털협회 회장, 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가 참여, 천억기업의 운영, 투자, 글로벌 진출, 인재 운영 전략 등을 공유했다.
◇ 유니콘 기업이 가진 3가지 공통점=벤처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벤처천억기업 달성 평균 소요 기간은 평균 18.2년, 평균 업력은 26년이다.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는 이 공식을 깨고 창업 5년 만에 천억기업에 도달했다.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는 “2018년 설립해 많은 고난이 있었는데 결국 기업 대표가 해야할 일은 이혜관계자와의 조율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 내부 인력,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접점을 만들어내는 일을 해야 하고 이 일이 잘 되어야 기업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며 초고속 성장 비결을 전했다. 고객에게 어떤 것을 제공할 것인지, 인력에게 어떤 업무 환경을 제공할 것인지, 투자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는 설명이다.
윤건수 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유니콘 스타트업을 예를 들어 천억기업 도달을 위한 투자 유치 전략 노하우를 전했다. 윤 회장에 따르면 유니콘 스타트업이 가진 3가지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풀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하고 투자 전부터 투자자와 신뢰도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으며 투자 이후에는 회사 데이터를 정확하게 투자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 그는 “커뮤니케이션이 회사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회사에 대한 데이터를 매달 또는 분기에 한번은 투자자와 공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투자 한파 속 정부도 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021년, 2022년은 투자 광풍이 불었던 특별한 케이스로 보며 올해 3분기 들어서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타 국가 대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민간 역할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 최근 하나벤처와 1,000억 원 규모 민간벤처모펀드를 조성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벤처펀드를 만드는 등 국내외에서 전방위로 기업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기업가형 소상공인 지원 강화중=패션 플랫폼 애이블리 강석훈 대표는 자사 글로벌 확장 전략과 소상공인 글로벌 진출 지원 사례를 소개했다. 강 대표는 “K콘텐츠 인기로 글로벌 진출에서 유리한 기회가 생겼다”며 일본 진출에 대해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일본 진출을 2가지 측면에서 진행 중이다. 소상공인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판매, 소싱, 마케팅, 결제 등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과 직접 현지에 쇼핑물을 오픈해 소상공인이 에이블리를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해 상생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정부도 올들어 기술 기반 기업에 쏠려있던 지원을 소상공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영 장관은 “기업가형 소상공인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라이프스타일·로컬 유니콘을 일컫는 라이콘을 육성한다”며 “올해 처음 대회를 열고 액셀러레이팅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라이콘 훈련을 받고 일본에 밀키트 수출에 성공한 육거리 시장 충주 전통시장 사례로 들었다.
◇ 근로기준법 추진‧이민 비자 개선 준비중=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인재 확보와 관리 문제는 더 중요해진다. 5년 만에 직원이 600명으로 증가했다는 팀프레시는 HR의 어려움을 전하며 직원 교육 자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성일 대표는 “창업하자마자 가장 먼저한 일은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직원을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든 것”이라며 “현재 팀프레시 HR 관리 인력은 20명으로 기업 규모에 비해 비중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직업 채용에 있어서 투명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모든 종류 인재를 모은다는 생각보다는 개인 가치관과 회사의 가치관이 부합하는 사람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면접에서 에이블리는 업무 강도가 강하고 워라밸이 좋지 않은 근무 환경이라는 사실도 투명하게 얘기한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도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하는 사람은 입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입사를 포기한다”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영 장관은 “근로기준법을 유연하게 바꿔서 노사 합의에 의해 큰 틀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선이 이뤄지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외국인 고학력 노동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이민 비자도 개선하려 준비 중으로 곧 발표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2022년 처음으로 매출 천억 원을 달성한 134개사에게 트로피가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