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2024(STARTUP AUTOBAHN KOREA 2024) 한 해를 정리하는 엑스포데이(Expo Day) 행사가 지난 11월 29일 서울 논현동 SJ쿤스트할레에서 개최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주관하고 와이앤아처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뿐 아니라 파트너사인 한화시스템, LG전자, 서울경제진흥원 등이 함께 참여해 참여 기업 13곳이 PoC 성과를 발표하는 한편 토크콘서트, 2025년 트렌드 강연, 네트워킹 등을 진행했다.
◇ “기술, 문화 사람 융합된 미래 도시 비전을 위한 협업툴”=스타트업 아우토반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주관하고 국내외 대기업 파트너가 참여하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는 한화시스템이나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모빌리티 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를 통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중요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런 협업을 통한 가치 창출로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과 혁신적 제품을 함께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며 스타트업 아우토반이 새로운 협업 가능성을 모색할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와이앤아처 이호재 대표 역시 “혁신과 협력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꾸준히 성장 중”이라면서 스타트업 아우토반이 이런 가운데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거들었다.
이승룡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부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꿈꾸는 비전은 기술과 문화, 사람이 융합된 미래 도시”라면서 자사가 제안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가 기술적 영감과 리스크 분담, 파트너 생태계 조성에 있으며 이를 통해 내부 혁신을 추진하고 고객 분석이나 기술 개발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또 이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전 세계 9개 권역을 통해 1,000명이 넘는 전문가를 통한 글로벌 스카이팅과 기술 연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장은 발표를 맺으며 “스타트업과 기업, 기관 등과 함께 협업을 통해 글로벌 미래 도시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짚었다.
◇ 혁신을 위한 과제…나무위키 서버가 파라과이에 있는 이유=행사 도중에는 혁신과 도약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이 부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활동 중인 이 의원은 “정치인 자체가 표를 먹고 사는 조직이다 보니 자칫 과잉 규제 쪽으로 가기 십상이지만 정상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선 이런 일을 덜어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국내 ERP 시스템을 안 쓰는 이유가 검찰 압수 수색 때문이라면 문제 아니냐”면서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위키 서버가 파라과이에 있지 않고 서울에 있었다면 압수수색 당하지 않았으란 법이 있겠냐는 얘기다. 비슷한 예로 블라인드 역시 주 사업장은 국내지만 서버는 해외에 두고 있다.
물론 이 의원은 타다 초기를 예로 들면서 “비즈니스와 혁신은 구분해야 한다”면서 자칫 혁신이 아니라 규제 회피가 되어버려선 곤란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한국 스타트업에도 자본 투자에 0이 하나는 더 붙어야 한다”며 그래야 스타트업에 오고 싶은 인력이 늘어나고 스타트업은 더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창업 플랫폼 자체는 잘 된 곳이 없다면서 국토가 좁은 만큼 밀집도가 높아 인프라 같은 걸 상대적으로 깔기 쉽다는 것. 임상 연구 비용 같은 것도 미국보다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 수준인 만큼 이런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장점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스타트업 대표에게도 “비전을 조금 키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80 정도를 120으로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냥 80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선 그냥 해상도(2048×1536)로 설명한다면 스티브 잡스는 래티나 디스플레이라는 브랜드를 붙여버리는 걸 들 수 있다. 이 의원은 “스타트업계에도 똘끼 있는 독선적인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메르세데스–벤츠와 PoC 진행한 기업 3곳=이 날 PoC 성과 발표에 나선 기업은 스타트업아우토반 참여 13개사 중 11곳(와이파워원, 럼플리어, 딥핑소스, 아텍, 마고스비전, 세코어로보틱스, 에이아이프로, 딥파인, 그래파이, 아이케이랩, 에이아이시스템즈)이다.
이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POC를 진행한 기업은 3곳이다. 와이파워원은 전기차용 무선 충전 시스템 기업이다.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무선 충전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곳으로 조우성 이사에 따르면 핵심 기술은 “집전 패드 전력 밀도가 높아서 작은 패드로도 고속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쟁력은 작은 패드로도 가능하다는 데 있다는 것. 소형화와 경량화, 저비용화가 가능하고 IEC6 1980 국제 무선 충전 표준을 준수하고 관련 인증을 만족한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진행한 PoC는 22kW 전기승용차 무선 충전 시스템 검증이다. 이 회사는 향후 벤츠 본사와 100kW 전기승용차용 고속 무선 시스템 개발을 협의하고 있다.
럼플리어는 리튬인산철 그러니까 국내 1호 LFP 배터리 전문 기업이다. 김수진 대표는 2023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수입한 배터리만 해도 10조 원대에 이른다면서 현재 공급된 LFP 배터리는 전량 중국산인데 5대 중 1대 꼴로 불량이라고 지적한다. 이유는 배터리 유통 과정에 있다. 배터리는 수요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선주문을 받아 만들고 그 기업만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배터리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B급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산 꼴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런 현실적 문제 외에도 김 대표는 LFP 배터리는 절대로 불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안정성을 강조한다. 더구나 수명도 8,000회로 기존보다 50배는 더 길다는 경제성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재 역시 철로 이뤄져 가격 상승 요인이 별로 없고 가격 역시 기존 소재보다 3분의 1 수준이라는 장점을 지녔다. 김 대표는 “이런 LFP 배터리를 국내에서 개발해 다음달 공장을 준공하고 1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메르세데스-벤츠와 진행한 PoC는 100Ah급 LFP 각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다. 이를 위해 100Ah급 LFP 각형 배터리 전극 제작 공정을 개발하는 한편 안전 설계를 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BMS도 설계해 제작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스테이션 운용을 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딥핑소스는 전시장 세일즈 고도화를 위한 내방객 빅데이터 분석 자료 획득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CCTV를 활용한 실시간 영상 분석을 이용하며 특징이라면 개인 데이터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중 카메라를 기반으로 동선이나 체류시간을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시간 대시보드와 리포트, 라인 분석이나 구역별 분석, 히트맵 등을 지원한다. 그 중에서도 구역 관심도 분석은 차종별 성과 지표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어 매출 증대를 위한 세부 구역별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진행한 PoC 과제는 AI로 오프라인 전시장 내 모든 걸 빅데이터화하는 것. 11월 중 모터원 고양 전시장에 솔루션을 설치하는 한편 12월에는 설치 전시장 수를 3개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