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에서 탈락했는데, 패자부활전을 기다리고 있어요.”
서울 AI 허브에서 열린 원데이 해커톤 ‘Ambition for Korea’. 12시간 동안 개발한 서비스를 제출한 팀들이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가장 먼저 서비스를 제출한 한 팀은 본선 진출을 알리는 패스가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혹시 모를 추가 기회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앤트로픽(Anthropic)과 서울특별시, 서울 AI 허브 등이 참여한 원데이 해커톤 ‘Ambition for Korea’가 24일 양재동 서울 AI 허브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AI 빌더 커뮤니티 블룸(Bloom)이 주최하고 앤트로픽, 서울시, 서울 AI 허브와 심사위원으로 6개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신청자 1000명 가운데 선발된 1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12시간 동안 AI 서비스를 개발했고, 총 40개 팀 중 36개 팀이 결과물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8개 팀이 본선에 진출해 심사위원 앞에서 발표했다. 성인 이상으로 대상을 한정했으며 참가자는 스타트업 대표부터 공공기관 종사자,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었다.
이엽 앤트로픽 아시아·태평양(APAC) 스타트업 파트너십 총괄은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앤트로픽에서 스타트업을 많이 지원하고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들도 글로벌에 좀 더 잘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어 테마를 ‘Ambition for Korea’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은 “요새 워낙 모델 성능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보니까 만들 수 있는 퀄리티도 훨씬 더 높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심사를 진행하는 6개 벤처캐피털이 제시한 9개 미션 중 하나를 선택해 제품을 개발했다. 베이스벤처스는 1년 안에 전 세계 1억 명이 사용하는 컨슈머 AI를, AttentionX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게임 감각을 활용한 미국 시장용 퍼스널 에이전트와 미국 강화학습(RL) 평가·데이터 기업이 유료로 사용할 서비스를 각각 제안했다. 슈미트는 채팅창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AI로 사라질 수 있는 직업 종사자 1000만 명을 지원할 제품을 미션으로 내걸었다. 스프링캠프는 해외 투자를 원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리서치 에이전트를, 굿워터캐피털은 K-뷰티·K-의료를 찾는 글로벌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와 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서비스를 제시했다. 참가자가 직접 해외 시장과 고객을 정의하는 와일드카드 미션도 마련됐다.
미션은 컨슈머 AI부터 에이전트 인프라, 산업 자동화, 새로운 인터페이스까지 다양했지만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고객을 겨냥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심사는 6개 벤처캐피털이 참여해 제출 순서에 따라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오디션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팀의 자료를 평가해 패스(Pass) 또는 페일(Fail)을 결정했으며 심사위원 6명 가운데 3명 이상의 패스를 받아야 다음 단계로 진출할 수 있었다.
본선에 오른 8개 팀은 에이전트 인프라와 물류, 제조, 여행, 소셜 네트워크, 창작, 숏폼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제품을 선보였다. 결선은 투자 심사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처럼 VC 앞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영어로 진행됐다.
아라킨(Arakyn)은 AI 에이전트를 위한 검색엔진 ‘Agent Catalog’를 발표했다. 에이전트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빠른 속도와 가벼운 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동병상련은 화물 네트워크를 실시간 3D 컨트롤타워로 시각화하는 물류 솔루션 ‘HubTrace’를 선보였다. AI 물류 어시스턴트가 조회와 계획, 실행을 지원하되 최종적으로 사람의 승인을 거치도록 설계했다.
클라로는 K-팝 팬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방문했던 장소를 퀘스트처럼 따라가는 여행 에이전트 ‘Bias’를 발표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퍼스널 에이전트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팀 스프린트는 브랜드의 PDF 설명서를 QR코드로 접근할 수 있는 3D 조립 안내로 바꾸는 AI 솔루션 ‘Stepcast’를 선보였다. 제조업 등에서 반복되는 제품 조립 안내 업무를 자동화하는 제품이다. 허김형건준우 팀은 사용자와 잘 맞는 새로운 사람을 능동적으로 연결하는 에이전틱 소셜 네트워크 ‘Onehouse’를 발표했다. 1년 안에 전 세계 1억 명이 사용하는 컨슈머 AI를 목표로 개발했다.
NERO는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직업의 노하우를 기록하고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Handover’를 선보였다. 클로드를 활용해 개인의 업무 지식을 ‘봉인된 노하우 팩’으로 만들고, 이를 기업이나 AI와 연결해 판매와 문의,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AZ는 소재를 입력하면 AI 작가실이 이야기 지식그래프를 구축해 장편 연재에서도 설정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창작 스튜디오 ‘Story Studio’를 발표했다. 웹소설과 드라마 등 콘텐츠 창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정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이다. 트라가티제는 숏폼 제작을 24시간 이어지는 라이브 콘텐츠로 확장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숏폼 제작뿐 아니라 제품 판매와 퍼블리싱까지 자동화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발표 후 8개 팀 가운데 아라킨, 동병상련, 클라로, 팀 스프린트, 허김형건준우 등 5개 팀은 각각 후속 미팅 기회까지 거머쥐었다.짧은 시간 안에 서비스의 완성도와 사업 가능성을 평가해야 했던 심사위원들은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높은 수준의 결과물이 많아 판단이 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제품 구현 상태를 추가로 살펴봐야겠지만, 향후 투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 참가자 전원에게는 500달러 상당의 클로드(Claude) 크레딧이 제공됐으며 본선 진출팀에는 5,000달러 상당의 크레딧이 추가로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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