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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코드와 피싱 사기로부터 인터넷 이용자를 무료로 보호하는 DNS 서비스 쿼드9(Quad9)이 2026년 11월 24일부로 프랑스 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쿼드9은 스위스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무료 DNS 서비스다. 일반 DNS 기능에 더해 악성코드 유포 사이트나 피싱 사이트 접속을 막는 기능을 제공하며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에도 힘을 쏟고 있다.

쿼드9은 악성 사이트는 차단하지만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한 콘텐츠 규제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DNS는 인터넷 주소를 찾아주는 장치일 뿐 콘텐츠 공개나 유통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게 쿼드9 설명이다.

◇ 비인 소송에 佛 법원 차단 명령=이번 사태는 스포츠 중계권을 가진 비인(beIN)이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사이트에 대해 쿼드9에 접속 차단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프랑스 법원은 2026년 10월 21일 비인 손을 들어주고 쿼드9에 해당 도메인의 DNS 이름 해석을 막으라고 명령했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쿼드9은 무료인 데다 계정 등록이나 본인 확인 절차가 없어 이용자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 정확히 가려낼 수 없다. IP 주소로 접속 국가를 추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VPN 등을 쓰면 실제 위치와 다른 나라에서 접속한 것처럼 꾸밀 수 있다.

실제로 쿼드9은 2021년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Sony Music Entertainment)가 해적판 사이트 차단을 요구해 독일에서 차단 명령을 받았을 때 접속 IP 주소를 기준으로 접근을 막는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VPN으로 제한을 우회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원은 명령 위반으로 판단했고 쿼드9에 제재금을 부과했다.

대상 도메인을 전 세계에서 차단하면 기술적으로는 법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한 나라 법원 판단이 다른 나라 이용자에게까지 적용된다. 쿼드9은 나라별 법적 요구에 맞춰 DNS 응답을 바꾸는 게 인터넷 중립성을 해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특정 사이트 차단 대신 서비스 전면 중단=쿼드9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발자 커뮤니티 해커뉴스(Hacker News)에서 프랑스 철수 과정에 IP 주소 기반 지역 판별로 프랑스 이용자 접속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면 해적판 사이트만 막을 때도 같은 방식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해 그는 프랑스 이용자 대상 서비스를 통째로 중단하면 DNS 응답 내용을 바꾸지 않아도 되지만 특정 사이트만 막으면 DNS를 통한 콘텐츠 규제를 쿼드9 스스로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며 차이를 강조했다.

쿼드9은 프랑스에서 비슷한 소송 20건을 안고 있다. 벌금과 소송 비용이 계속 불어나면 비영리단체로서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기관과 교육기관, 금융 관련 네트워크 등도 쿼드9을 쓰고 있어 철수에 따른 파장이 폭넓게 미칠 전망이다.

쿼드9은 DNS로 해적판 사이트를 막아도 콘텐츠 자체가 지워지는 건 아니며 이용자는 다른 DNS 서비스로 바꿔 계속 접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에는 항소를 진행해 법정 다툼을 이어갈 방침이다.

쿼드9은 프랑스 이용자에게 다른 DNS 서비스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또 앞으로 법이 보다 합리적으로 해석돼 프랑스에서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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