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만드는 순간 그것은 극복해야할 약점이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여성 리더십의 성장 경험을 조명하는 2025 워먼인스타트업콘퍼런스(Women in Startup Conference): 혁신의 균형을 찾아서를 6월 11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재무, 개발, 영업 등 여성 리더의 비율이 낮은 분야에서 조직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물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경험과 통찰을 공유했다.

가장 먼저 채널코퍼레이션 세일즈팀 양효진 리더가 ‘세일즈 3.0 시대, 진짜 성과 내는 방법’을 주제로 발표하며 세일즈의 진화를 짚었다. 양 리더는 “과거의 세일즈가 관계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정의하고 아직 인식되지 않은 니즈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좋은 제품이라 말하는 것보다 내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세일즈”라고 강조했다.
당근마켓 공통서비스개발팀 박미정 리더는 ‘14년 개발자, 8년 리더: 시행착오로 만든 리더십 매뉴얼’이라는 제목으로 리더로서 겪은 변화와 성찰을 공유했다. 박 리더는 “‘경험이 적어도 리더 역할을 잘할 수 있다’, ‘리더는 반드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는 등의 개인적 착각을 실행착오를 통해 바꾸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문제를 리더가 해결하는 것이아니라 팀의 문제는 팀이 해결하게 하고 팀원과의 이별도 받아들이며 어려움에서 도망치지 않는 방향으로 리더십을 구축해 나갔다”고 밝혔다.

직방 고아라 사회적가치전략실장은 ‘회사의 입이 되다: 조직 내·외부를 잇는 힘’을 주제로 조직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팀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설명했다. 그는 회사를 대표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온 과정과 그 의미를 공유했다.
마지막으로 토스뱅크 서혜란 CFO는 한계를 긋는 순간 도전은 끝난다: 자신을 제한하지 않는 용기를 주제로 재무 분야에서 여성 리더들이 마주하는 어려움에 대해 공유했다. 서 CFO는 “한계를 극복해 나가기보단 선입견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계를 만드는 순간 그것은 극복해야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약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리더의 성향, 여자 리더의 성향이란 건 없다”며 “일반적인 성향일 뿐이지 아예 성향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여성 리더에 대한 조직 내 거부감에 대해서는 “변화를 조급하게 만들지 않고, 시간을 들여 공감을 얻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공감은 조직이 나아가는 방향과 구성원의 성장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감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본 행사에 앞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 리더십 성평등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0개 스타트업의 인사담당자 및 대표, 그리고 재직자 500명의 설문을 바탕으로 여성 관리자 현황, 성별 다양성 정책, 조직문화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25.3%였으며 임원으로 한정할 경우 이 비율은 13.7%로 더 낮았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여성 관리자 비율은 증가했지만 오히려 여성 임원 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교육, 식품/농수산,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여성 관리자 비율이 높았고, 반대로 하드웨어/제조, 모빌리티, 딥테크 등 기술 중심 산업에서는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연봉 중위값은 약 4,400만 원으로, 남성보다 약 1,300만 원 낮은 77.4% 수준에 머물렀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 관리자 및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평균적으로 더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성별 다양성은 단순한 형평성 차원이 아니라 조직의 혁신성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소”라며 “초기 단계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을 조직에 내재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