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생태계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한편, 로봇공학과 핵융합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투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산업에 혁신을 도입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AI 및 기술 스타트업 투자 동향=AI 친화적인 데이터 스토리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국 ‘Vast Data’는 250억 달러 기업가치로 신규 투자 라운드를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시리즈 E 라운드 당시의 90억 달러 대비 크게 상승한 수치다. Vast Data는 데이터 검색 속도 향상과 AI 모델 훈련·추론 비용 절감을 통해 AI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으로는 픽사, 서비스나우, xAI 등이 있다.
엔터프라이즈 AI 기업 ‘Glean’은 Wellington Management가 주도한 1억 5천만 달러 규모 시리즈 F 투자에서 72억 달러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46억 달러, 올해 2월 22억 달러에서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Glean은 기업 내 문서를 자연어로 검색할 수 있는 LLM 기반 솔루션과 AI 에이전트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 스타트업 ‘Multiverse Computing’은 양자 컴퓨팅에서 영감을 받은 압축 기술 ‘CompactifAI’를 통해 시리즈 B 투자 1억 8,900만 유로(2억 1,500만 달러)를 확보했다. 해당 기술은 LLM 크기를 최대 95%까지 줄이면서도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하며, 기존 모델보다 4~12배 빠르고 추론 비용은 50~80%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PC, 모바일,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강조된다.
AI 기반 세일즈 자동화 스타트업 ‘Clay’는 CapitalG가 주도한 시리즈 C 투자에서 3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한 달 전 Sequoia가 주도한 직원 주식 매각 시 15억 달러 기업가치에서 2배 증가한 것이다. Clay는 AI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 분석과 시장 진출 전략 자동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한편 워드프레스닷컴(WordPress.com) 모회사 Automattic은 인맥 관리 앱 ‘Clay’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링크드인, 페이스북 등 여러 플랫폼 데이터를 통합해 사용자가 인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수 이후에도 서비스는 지속되며, Automattic의 다른 제품과의 통합도 예정돼 있다.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 스타트업 ‘Landbase’는 Ashton Kutcher의 Sound Ventures와 기존 투자자인 Picus Capital이 공동 주도한 시리즈 A에서 3,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Landbase는 GPT-4o 기반 모델과 4,000만 건 이상의 마케팅 데이터를 활용해 파인튜닝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 AI 법률기술 스타트업 ‘Definely’는 3,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복잡한 계약서 검토 및 편집 작업을 간소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이번 투자금을 통해 미국 시장 확대와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기타 주요 투자 소식=독일 핵융합 스타트업 ‘Proxima Fusion’은 Balderton Capital과 Cherry Ventures 주도로 1억 3,000만 유로(1억 4,8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상업적 핵융합 발전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호텔 고객 관리 플랫폼 ‘Canary’는 Brighton Park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 D 투자에서 8,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총 투자 유치액이 1억 8,000만 달러에 달했다. 현재 100개국 이상, 2만여 개 호텔과 협력 중이며 AI 기반 고객 서비스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배달 로봇 스타트업 ‘Coco Robotics’는 8,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Sam Altman이 지원하는 이 스타트업은 2020년 이후 50만 건 이상 배달을 완료했으며, OpenAI와 협력해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Tebi’는 Alphabet의 CapitalG가 주도한 3,000만 유로(3,4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Tebi는 레스토랑과 바 등 숙박업소에 특화된 올인원 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며, 결제, 예약, 재고 관리 등을 통합 지원한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는 벤처 펀드 ‘Felicis’는 역대 최대 규모인 9억 달러 규모의 ‘Fund X’를 조성했다. Felicis는 Ayden, Shopify, Twitch 등 주요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진행한 바 있으며, 현재 포트폴리오의 70%가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또 Collab Capital은 2번째 펀드인 ‘Fund II’를 통해 7,500만 달러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미래의 업무, 헬스케어, 인프라 분야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주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혁신 기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다양한 산업에 AI를 적용한 솔루션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어졌으며, 로봇공학, 핵융합 등 미래 산업을 이끌 기술에도 활발한 자금이 유입됐다. 이런 흐름은 AI가 여전히 글로벌 벤처 생태계의 핵심 분야임을 재확인시켜주는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