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글로벌 음악 마켓 뮤콘 2025가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막했다. 올해 14회째를 맞아 9월 13일까지 4일간 열리는 뮤콘은 글로벌 음악 산업계 네트워크 구축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국내외 뮤지션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대표 음악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쇼케이스를 넘어 글로벌 음악 생태계의 변화상을 진단하고 한국 음악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미국, 프랑스, 호주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의 대거 참여해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 특히 올해는 피칭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가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매칭을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도 주력한다.

개막 기조강연에는 글로벌 레코드 레이블 엠파이어(EMPIRE)의 가지 샤미 대표 나서 K팝의 현재 위상을 재정의했다. 카디비, 스눕독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함께 지드래곤, 지수 등 한국 아티스트들과 협력해온 그는 K팝이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닌 글로벌 음악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샤미 대표는 K팝의 성공 요인을 단순한 음악적 매력을 넘어서는 종합적 문화 콘텐츠로 분석했다. 그는 “K팝이 보유한 문화적 영향력이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재편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K-팝의 독특한 제작 시스템과 마케팅 전략이 서구 음악 산업에도 역수입되고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전통적인 서구 중심의 음악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아시아발 혁신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어가는 패러다임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진석 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 이사는 더욱 구체적인 관점에서 K팝 현상을 분석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A&R을 총괄한 그는 K팝의 성공이 개별 아티스트의 재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곡가, 프로듀서, 안무가, 비주얼 디렉터, 마케터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 시스템이 K팝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러한 협업 구조는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음악 제작진들이 벤치마킹하는 표준이 됐다고 분석했다.
최 이사는 “해외 크리에이터들이 K팝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단순한 기술적 접근을 넘어 한국 음악 문화의 맥락과 철학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의 음악 전문가들은 반대로 해외 프로젝트에서 K팝식 접근법을 전수하는 역할을 맡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에 열린 오픈 세션에서는 유럽의 대표 뮤직 페스트벌 기획자들이 음악페스티벌 라인업의 새로운 흐름이란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패널에는 바르셀로나 프리마베라 사운드의 이보네 레산 부킹 에이전트,체코 컬러스 오브 오스트라바의 얀 폴락 부커, 아이슬란드 에어웨이브스의 이슬레이뷔르 토르할손 페스티벌 매니저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페스티벌에서 아티스트보다 관객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다. 이보네 레산 부킹 에이전트는 단순한 음악 행사를 넘어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지향한다는 것. 올해 프리마베라는 연간 1억 5,000만 유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7,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며 경제적 성공도 함께 이뤄냈다. 컬러스 오브 오스트라바는 역시 어린이와 장애인 관객을 주목한다. 얀 폴락 부커는 “장애인 관객들을 위한 수화 통역 서비스, 이동 편의시설, 전용 관람 구역을 제공해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지원한다”고 말했다.
해외 페스티벌에 진출하는 한국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팝 위상이 높지만 한국 인디밴드에도 관심이 있고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를 섭외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