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위축됐지만 콘텐츠 산업만은 달랐다. 기생충부터 오징어게임까지 OTT 플랫폼을 타고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그 인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기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의 다양한 지원이 있었다. 한콘진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콘진이 지원한 콘텐츠 스타트업은 2020년 대비 매출액 108%, 해외 투자 유치 600% 달성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한콘진 내에서도 기업인재양성본부는 콘텐츠 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한국 콘텐츠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과 글로벌 진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박경자 기업인재양성본부 본부장은 “올해는 기업당 지원금 규모를 상향 조정해 스타트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건비와 사업화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올해 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선발 기업은 축소하는 대신 지원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선해 더 많은 혜택을 스타트업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에게 맞춤형, 스케일업 지원에 나서는 한편 올해는 ESG 경영을 바탕으로 한 소셜벤처 육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민간 협력으로 콘텐츠 기업 스케일업 지원=최근 많은 지원 사업이 민간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스타트업에게는 실질적 도움을 주고 대기업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협력 사업이 증가 추세다. 인재양성본부는 콘피니티 사업을 통해 대기업과 콘텐츠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한다.
지난해 CJ ENM,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 등이 콘텐츠 스타트업과 협력했고 실질적인 성공 사례도 만들었다. CJ ENM은 XR, AI 분야 스타트업과 협력해 VR 콘텐츠와 굿즈를 판매했고 롯데컬처웍스는 영화산업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AI 관객 분석 등을 통한 광고 효과 측정 사업을 수행했다. 메가박스는 공간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피트니스 기업과 손잡고 실내 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지금까지 블록체인, 인공지능, 자율주행 콘텐츠 등 혁신 분야 기업 지원에 더해 올해는 최신 산업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NFT 등 분야 기업을 추가 선발해 더 많은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사업에서도 민간 협력은 이어진다. 대표적으로는 론치패드(LAUNCHPAD)가 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와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7년 사업 시작 이래 미국, 일본, 프랑스, 인도네시아, 핀란드, 싱가포르, UAE 등 협력 국가를 늘려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 현지 시장을 방문할 기회는 없어졌지만 현지 플레이어가 직접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지원한 덕분에 프로그램 성과는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박 본부장은 “2021년 지원한 콘텐츠 스타트업이 유치한 해외 투자는 2020년 대비 6배가 증가했다”며 “올해는 발굴, 지원부터 마켓 직접 참여까지 연계한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ESG가 대세…콘텐츠 소셜벤처 키운다”=세계적으로 ESG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콘텐츠 산업에도 ESG 경영이 스며들고 있다. 한콘진도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인재양성본부는 지난해 시범 도입한 소셜벤처 특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올해 정규 편성했다. 장애친화,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 사회갈등 해소 등과 관련된 콘텐츠 소셜벤처를 선발해 지원한다. 박 본부장은 “콘텐츠 소셜벤처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지만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사업 모델을 추진하는 곳이라면 모두 해당된다”며 “사회적 가치를 담은 가사를 노래하는 아이돌 육성 엔터테인먼트 같은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스타트업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도 대폭 강화한다. 먼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콘피니티에 지역 트랙을 신설됐다. 숨어있는 지역 콘텐츠 기업을 육성해 대기업과 매칭, 지역 특화 사업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프로그램에도 지역 기업을 별도 선발하고 콘텐츠 스타트업을 위한 행사인 스타트업콘 데모데이에도 지역 트랙을 신설해 후속 투자 등 지역 스타트업 성장에 도움 줄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변화한 상황에 대응해 피보팅과 투자유치에 초점을 둔 린스타트업 스케일업 방식이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올해도 콘텐츠 기업에게 더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