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미국에 진출하려면 뛰어난 기술력보다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철저한 경쟁사 분석이 필수라는 조언이 나왔다.
26일 성수동 피치스도원에서 열린 ‘2025 스타트업콘’ 패널 토론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기술의 강점만 내세우는 대신 “왜 우리 회사가 경쟁사보다 10배 나은가?에 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김호민 스파크랩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했으며 후유키 타치야마 01부스터 제너럴파트너, 나영주 코렐라이캐피털 수석심사역, 미첼 와인스톡 이그나이트엑스엘 벤처파트너가 패널로 참석해 한국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조언을 전했다.
미첼 와인스톡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미국 투자자들을 만날 때 자주 겪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효과적인 피칭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경쟁 환경에 대한 분석이 매우 미흡한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단순한 구글 검색만으로도 수많은 경쟁사를 찾을 수 있음에도 우리 회사가 경쟁사보다 10배 더 나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의 불명확성도 주요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사용자를 모으면 언젠가 돈을 벌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접근보다는 얼마를 청구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돈을 낼 것이며 시장 규모는 얼마나 큰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10억 달러 규모를 큰 목표로 보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그 이상을 기대한다”며 “작고 안정적인 사업보다는 거대하게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또한 한국 콘텐츠 산업이 K-pop, K-드라마, K-무비 등 강력한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IP가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소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등 IP 간의 교차 활용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타치야마 파트너는 “일본 소비자는 외부에서 온 콘텐츠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시장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강력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IP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영주 수석 심사역은 진출하고자 하는 현지 시장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일부 창업자들이 시장 조사를 소홀히 하거나 건너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결국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5일부터 양일간 개최된 이번 스타트업콘은 ‘콘텐츠 X 모든 것,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다’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음악산업 전문가들의 강연과 VC들이 대거 참여한 워크샵 그리고 양일간 155건이 성사된 1:1 투자자 밋업이 진행됐다. 특히 컬리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배우 이제훈이 이날 특별 세션에 참여해 본인의 스타트업 투자 경험과 실패 사례, 기업 대표로서의 고충을 공유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콘텐츠 스타트업 공개 오디션 스타트업 배틀필드 결선에는 7개사가 진출했으며 AI 보이스 기술로 탄생한 첫 청각장애 아이돌을 선보인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가 대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AI 크리에이터 콘텐츠 솔루션 아도바, 우수상은 AI 제작 솔루션 스튜디오메타케이에게 돌아갔다. 총상금 1억 원이 걸린 이번 경진대회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에게 각각 5000만 원, 3000만 원, 2000만 원이 차등 지급됐다. LG유플러스 특별상에는 하이스트레인지가 선정돼 1,000만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