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캐릭터, 세계관, 사운드트랙, 코딩까지 모든 요소를 만들 수 있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는 아직 없다.”
피터 대넨버그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25일 서울 성수동 피치스도원에서 열린 2025 스타트업콘(Startup:CON)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AI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의 다음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AI를 통해 모든 창작 요소가 즉시 생성 가능한 시대가 열렸지만 이를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이 여전히 공백 상태라며 이 영역에서 스타트업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넨버그는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방식을 사례로 들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문서화하는 단계부터 시작했지만 이제는 구글 Veo3 같은 도구를 불러 곧바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는 현장에서 네온에 흠뻑 젖은 도시에서 K-POP 아이돌이 악마를 사냥하는 영화 예고편이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해 즉시 생성된 캐릭터도 보여줬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게임의 세계관과 사운드트랙까지 즉시 제작할 수 있지만 현 시점의 AI의 한계점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바로 이 모든 요소를 하나로 묶어주는 오케스트레이터의 부재다. 그는 “인간이 모든 것을 조정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며 이 분야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이나 기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강연을 마쳤다.

올해 11회를 맞은 스타트업콘은 국내외 콘텐츠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콘텐츠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행사다. 올해 주제는 콘텐츠 x 모든 것,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다(Content x Everything, Beyond Imagination)로 AI와 콘텐츠산업의 융합, 팬덤 전략, 해외 진출, 스타트업 스케일업/투자 유치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행사는 콘퍼런스, 워크숍, 1:1밋업, 총 1억 상금이 걸린 IR 피칭 배틀필드 등으로 구성된다.
행사는 대넨버그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세션이 이어졌다. 엔비디아 키릿 타다카 프로덕트 리더는 콘텐츠 개인화 시대의 합성 데이터 기반 차별화 전략을 소개했고 갤럭시코퍼레이션 조성해 이사는 기술이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을 제안했다. 또 글로벌 벤처캐피털을 비롯해 삼성물산, 엔비디아, LG유플러스 등 26개사가 참여한 1:1 밋업존에서는 사전 매칭된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릴레이 미팅이 진행됐다.

둘째 날인 26일에는 음악 산업 전문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전 스포티파이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 페이지, 모빌리움 글로벌 대표 랄프 사이먼, 가수 타이거 JK가 함께 AI 혁신과 창작자 권리 보호,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배우 이제훈은 특별 대담에 참여해 창업 경험과 투자자로서의 시각을 공유할 예정이다.
총상금 1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설명회(IR) 배틀필드 결선도 마련된다. 음악기술·영상기술·빅데이터 분야 스타트업 7곳이 무대에 올라 경쟁하며, 최종 3개 기업에 본상이 수여된다. LG유플러스와 협력할 1개 기업에는 특별상이 추가로 시상된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올해 스타트업콘은 AI와 기술 융합, 팬덤 전략, 글로벌 확장 등 핵심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며 “콘텐츠 스타트업의 창의적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