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말이 다가오면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다가올 2026년을 기점으로 한 거대한 전환점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번 주 시장 흐름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홍콩과 인도, 미국 등 주요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 몸집 불리기와 전략적 M&A, 그리고 차세대 AI 기술 상용화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 유니콘 기업이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유명 테크 리더 복귀와 핀테크 인프라 확장이 두드러졌다.
◇ 중화권 딥테크 부상‧홍콩 증시 정조준=중국 기술 기업은 2026년 상장을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기술 제재 속에서도 자체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중국 정부 의지와 자본 시장 회복세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바이런 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는 홍콩 증권거래소(HKEX) 상장을 통해 6억 2,400만 달러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상하이에 위치한 이 AI 칩 제조사는 2026년 1월 2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는 고성능 GPU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런은 최근 수년 간 8억 9,000만 달러 이상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AI 섹터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바탕으로 주당 17~19.60 홍콩달러 공모가를 형성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중국판 오픈AI(OpenAI)를 꿈꾸는 기업의 IPO 준비가 한창이다. 미니맥스(MiniMax)와 즈푸 AI(Zhipu AI)는 2026년 초 홍콩 상장을 앞두고 재무 성과를 공개했다. 미니맥스는 2024년 3,05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즈푸 AI는 4,440만 달러 매출로 이를 상회했다. 즈푸 AI CEO 장 펑(Zhang Peng)은 2025년 매출을 2배로 늘리고 API 비즈니스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의 상장은 홍콩이 2025년 기준 354억 달러를 조달하며 전 세계 최대 IPO 시장으로 복귀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하드웨어 혁신 분야에서는 랜드스페이스(LandSpace)와 딥 로보틱스(Deep Robotics) 행보가 주목된다. 중국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는 스페이스X(SpaceX)의 팰컨9에 대항할 재사용 로켓 주작-3(Zhuque-3)을 앞세워 2026년 상하이 스타 마켓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록 최근 테스트에서 착륙 실패를 겪었지만 중국의 우주 굴기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자본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항저우에 기반을 둔 딥 로보틱스 역시 2026년 IPO를 준비 중이며 AI와 물리적 로봇 시스템을 결합한 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 강화 움직임도 포착됐다.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 창업자 잭 마(Jack Ma)가 설립한 YF 캐피탈(YF Capital)은 상하이 기반 메모리 칩 제조사 이노스타 세미컨덕터(InnoStar Semiconductor) 지분 2.1%를 인수하며 14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노스타는 앤트 그룹(Ant Group)과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자회사 피코하트(Picoheart), 상하이 정부 펀드인 리얼 파워 캐피탈(Real Power Capital) 등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이는 중국 내 반도체 자립화 전략 일환으로 해석된다.
◇ 실리콘밸리, AI 아바타와 돌아온 여제=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생성형 AI의 소비자(B2C) 시장 진입과 유명 창업자 복귀가 화두다. 야후(Yahoo) 전 CEO이자 구글 초기 멤버였던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는 새로운 스타트업 대즐(Dazzle)을 통해 AI 시장에 재도전한다. 대즐은 포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의 커스틴 그린(Kirsten Green)이 주도한 시드 라운드에서 8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3,500만 달러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라운드에는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그레이크로프트(Greycroft), 오프라인 벤처스(Offline Ventures), 슬로우 벤처스(Slow Ventures), 블링 캐피탈(Bling Capital) 등 유수 투자사가 참여했다. 마리사 메이어는 이전 스타트업인 선샤인(Sunshine) 성과가 미진했음을 솔직히 인정하며 대즐을 통해 차세대 AI 개인 비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I 아바타 기술 기업인 레몬 슬라이스(Lemon Slice)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매트릭스 파트너스(Matrix Partners)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에서 1,050만 달러를 유치했다. 그 중에서도 이번 투자에는 드롭박스 CTO 아라시 페르도우시(Arash Ferdowsi)와 트위치(Twitch)의 CEO 에밋 시어(Emmett Shear) 등 굵직한 엔젤 투자자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레몬 슬라이스는 이미지 단 1장으로 초당 20프레임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비디오 아바타를 생성하는 레몬 슬라이스-2 모델을 선보이며 텍스트 기반 챗봇을 넘어선 시각적 상호작용 시대를 예고했다.
◇ 핀테크와 크립토…제도권 진입 가속화=핀테크(Fintech)과 암호화폐(Crypto) 시장에서는 규제 준수와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 플랫폼인 더 클리어링 컴퍼니(The Clearing Company)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인베이스가 현물, 파생상품에 이어 예측 시장까지 아우르는 에브리띵 거래소(Everything Exchange)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더 클리어링 컴퍼니의 창업자 토니 게마엘(Toni Gemayel)과 팀은 코인베이스의 규제된 환경 내에서 예측 시장 거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파생상품 거래소 구축 기업인 아키텍트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스(Architect Financial Technologies)는 3,5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 라운드는 MIAX와 티오가 캐피탈(Tioga Capital)이 주도했으며 갤럭시 벤처스(Galaxy Ventures),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 반에크(VanEck), 트루미드(Trumid), 제네바 트레이딩(Geneva Trading) 등이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 스트로브 벤처스(Strobe Ventures), CMT 디지털(CMT Digital), 서드 카인드 벤처 캐피탈(Third Kind Venture Capital)도 후속 투자를 집행했다. 아키텍트는 버뮤다 통화청(BMA) 규제를 받는 자회사 AX를 통해 전통 자산에 대한 무기한 선물 거래를 제공하며 기관 투자자를 공략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웰스테크(Wealthtech) 스타트업 파워업 머니(PowerUp Money)가 픽 XV(Peak XV) 주도로 1,2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엑셀(Accel), 블룸 벤처스(Blume Ventures), 카이 캐피탈(Kae Capital) 등이 참여한 이번 투자를 통해 파워업 머니는 인도 소매 투자자를 위한 뮤추얼 펀드 자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3년 내 사용자 1,000만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쟁자인 스테이블 머니(Stable Money)와 함께 인도의 자산 관리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 인도‧동남아시아 시장은 IPO 열기=인도와 동남아시아(SEA) 시장 또한 2026년을 기점으로 한 IPO 붐이 예상된다. 인도 퀵 커머스 유니콘 젭토(Zepto)는 12월 26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비공개로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5년 10월 4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70억 달러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젭토는 조마토(Zomato), 스위기(Swiggy)와 함께 인도 시장 내 최연소 상장 스타트업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요(Oyo) 모회사인 프리즘(Prism)은 주주들로부터 IPO를 위한 665억 루피 규모 신주 발행 승인을 획득하며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2017년 씨 리미티드(Sea Limited)의 성공적인 상장 이후 다시 한번 기술 기업 IPO가 몰리는 2026년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 테크 생태계는 규제 장벽 등의 과제가 남아있지만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스라엘 테크 분야는 2025년 156억 달러 펀딩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딜 건수는 717건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자본이 소수의 성숙한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그 중에서도 구글의 위즈 인수(320억 달러)와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의 사이버아크(CyberArk) 인수(250억 달러) 등 M&A 시장이 743억 달러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이 현지 R&D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토로(eToro)와 비아(Via) 같은 상장 기업도 자금 조달에 기여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초기 가치 평가 역시 AI와 사이버보안 붐에 힘입어 2023년 대비 2025년에 43%(시리즈 A 기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 헬스케어‧방위 산업 고도화도 눈길=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미국의 웰니스 기업 트루메드(Truemed)가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주도로 3,4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와 트러스트 벤처스(Trust Ventures)가 참여한 이 라운드는 암호화폐와 무관하게 HSA/FSA 자금을 예방적 건강 관리에 활용하도록 돕는 트루메드의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됐다. CEO 저스틴 메어스(Justin Mares)는 이를 통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 라이프스타일로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인도 방산 및 항공우주 기업 코어엘 테크놀로지스(CoreEL Technologies)는 밸류퀘스트 스케일 펀드(ValueQuest Scale Fund)와 360 원 에셋(360 ONE Asset)으로부터 3,000만 달러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벵갈루루에 본사를 둔 코어엘은 DRDO 등 인도 국방 기관에 레이더 및 전자전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번 자금으로 R&D 및 제조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위기에 빠진 기업을 구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와 전통 산업 강자의 기술 기업 투자 소식도 이어졌다. 이스라엘 여행 핀테크 기업 나반(Navan)은 IPO 이후 주가가 50% 이상 폭락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로부터 930만 달러 규모 주식 투자를 유치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 10월 나스닥에 상장한 나반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시가총액이 3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a16z는 나반의 장기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여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지리(Geely) 계열의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 아파리(AFARI, 구 리판 테크놀로지)의 지분 3%를 13억 3,900만 위안에 인수했다. 이는 리판 홀딩(Lifan Holding)의 채무 구조조정과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 내 인텔리전트 드라이빙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아파리는 메그비(Megvii) 공동 창업자 인치(Yin Qi)와 화웨이 출신 왕쥔(Wang Jun)이 이끄는 기업으로 이번 투자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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