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글로벌 기술 생태계 트렌드를 살펴보면 먼저 주요 테크 기업 간 AI 주도권 다툼이 한층 거세졌다.
구글(Google)은 코딩과 다단계 도구 활용 능력을 갖춘 AI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정식 출시하고 자사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미리 시험한 박스(Box) 등 외부 기업에서도 성능 향상이 확인됐다.
메타(Meta)는 최첨단 모델 뮤즈 원더와 전체 버전인 뮤즈 원더 풀을 함께 공개했다. 메타는 딥SWE 코딩 벤치마크 등에서 경쟁사를 앞섰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AI(SpaceXAI)는 음성 대화 AI 모델 그록 보이스 3.0을 내놨다. 지연시간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지능은 끌어올린 모델로 테슬라 차량과 스타링크 콜센터에 이미 실시간 적용했다.
앤트로픽(Anthropic)은 자사 최고 성능 모델로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 취약점을 무료로 점검하는 OSS 스캐너 서비스를 출시했다. 포스트그레스큐엘과 오픈SSL 등에 먼저 적용해 성과를 거뒀다.
경쟁은 도메인 선점으로도 번졌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 접수된 2026년 새 최상위 도메인 신청 목록을 보면 주요 기업 13곳이 .agent 도메인을 신청했다. 구글 도메인 자회사 찰스턴로드레지스트리를 비롯해 알파벳(Alphabet)과 메타, 오픈AI(OpenAI), 앤트로픽, 블루스카이(Bluesky) 등이 이름을 올렸다. .agi와 .asi 같은 초지능 관련 도메인 신청도 잇따랐다.
AI 급성장에 따른 진통도 드러났다. 오픈AI가 사내 모델로 도출한 수학 성과 722건을 공개하자 인간을 위한 수학협회가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가 주관한 자문그룹 권고를 무시한 권력 과시이자 학술 윤리를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개발 방식도 바뀌고 있다. 에픽게임즈(Epic Games)는 디즈니(Disney)·마블(Marvel) 협업 신작 출시를 미루고 코딩과 아트 작업을 AI 중심으로 돌리는 AI 우선 개발 체제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AI 기반 게임 역컴파일과 이식이 활발해지는 흐름에 맞춰 엔지니어와 과학자로 꾸린 전담 조직 엑스박스 랩스를 공식 출범했다.
하드웨어 시장은 출하량이 급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부품 원가 상승 여파로 전년보다 20% 줄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와중에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와 애플(Apple)은 고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점유율을 각각 23%와 22%로 끌어올렸다. 반면 샤오미(Xiaomi)와 오포(OPPO), 비보(vivo) 등 중국 브랜드는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 오포는 리얼미(realme)와 원플러스(OnePlus) 브랜드를 통합해 대응에 나섰다.
PC 시장도 재고 누적 영향으로 3분기 출하량이 전년보다 20.1% 감소했다. 상위 3사인 레노버(Lenovo)와 HP, 델(Dell)은 출하량이 20% 넘게 줄었다. 애플과 에이수스(ASUS)가 뒤를 이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기존 강자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창신메모리는 수직 트랜지스터 구조로 셀 면적을 3분의 1 줄인 4F² 아키텍처 기반 서버용 DDR5 RDIMM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Micron)을 정면으로 겨냥한 행보다.
콘텐츠 산업에는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다. 넷플릭스(Netflix)는 전체 인력 6%에 해당하는 1,000명 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가입자 시청 시간이 정체된 데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디즈니플러스(Disney+)와 경쟁이 심해졌고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도 무산된 영향이다. 넷플릭스는 미래 성장 분야에 자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커넥티드카가 늘면서 자동차 업계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불거졌다. 노스이스턴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와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함께 조사한 결과 시험 차량 21대 가운데 19대가 제3자 도메인으로 운행 데이터를 보내고 있었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는 온스타(OnStar) 서비스로 모은 운전 데이터를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와 베리스크(Verisk) 등에 팔다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캘리포니아주 제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 연동 앱도 문제가 됐다. 혼다(Honda)와 닛산(Nissan), 캐딜락(Cadillac), 쉐보레(Chevrolet), 뷰익(Buick), GMC, 링컨(Lincoln) 등 브랜드 7곳의 앱이 차대번호와 위치 정보를 제3자 광고·분석 도메인으로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터를 받은 곳은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와 액시엄(Acxiom), 콘텐트스퀘어(Contentsquare),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다. 혼다는 데이터 삭제 요청 처리와 앱 업데이트 등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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