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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립 꼭 해야하나…정답은?


주승호 기자 - 2024년 11월 13일

아산나눔재단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온라인 가이드북 ‘2024 아산 보이저 미국 진출 플레이북’을 발표하고 기념 네트워킹 행사를 11일 강남 팁스타운에서 개최했다. 아산 보이저(Asan Voyager)는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초기 스타트업에게 전문 교육과 컨설팅, 체류비, 네트워킹 기회까지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플레이북 저자 김범수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모더레이터로 사운더블헬스, 무니스, 픽셀릭코리아 대표가 패널토론을 통해 글로벌 진출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패널들은 각기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했다.

사운더블헬스는 소변 소리 등 소리분석으로 질환을 측정하는 기업으로 디지털헬스케어가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에 본사를 뒀다. 송지영 사운더블 대표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신뢰도 줘야되기 때문에 초반에 많은 시장 공부를 하고 비뇨기과 의사 100명을 만나는 등 미국 FDA 승인을 받고 매출을 내기까지 네트워크를 쌓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병원에 갔다고. 송 대표는 “카이스트 박사는 여기서 소용이 없다”며 “영업하려면 적극적으로 해야하고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선 미국이 오히려 더 자유롭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많은 이들이 미국으로 플립해야 되는지 묻는데 정답은 없다”며 “플립하지 않아도 현지 잠재 고객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 시장을 알고 나서 플립을 고려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범수 트랜스링크 대표도 “미국 대학 붙고 아파트를 구해야지 아파트만 구하는 것 맞지 않다”고 같은 의견을 전했다.

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니스는 한국 시장의 한계를 인지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슬립테크 시장인 미국으로 왔다. 하지만 국내보다 모든 비용이 2~3배 많이 들어 불안감에 한국과 사업을 병행했는데 지금은 미국 집중하고 있다. 고객확보가 어려운 컨슈머테크에서 무니스는 대학을 바이럴 타겟으로 삼았다. 권서현 무니스 대표는 “프린스턴 대학에 매일 학생처럼 가서 무료 음료를 나눠주며 무니스를 알렸는데 효과가 있었다”며 “이제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타깃해 그들이 쓰는 수면앱을 목표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즈 CRM SaaS 기업 픽셀리은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이 시장은 크지만 해당 분야 서비스의 경쟁이 치열한 반면 성장률은 아시아 시장이 커서다. 정상용 대표는 “미국, 한국 어디서 하든지 어디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스케일업을 위해서는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세 대표는 채용과 투자 경험도 공유했다. 송 대표는 “네트워크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스톡옵션을 비롯해 리모트 등 유연한 고용 형태, 새로운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 등 다양하게 제시해 고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링크드인을 활용해 이력서 받아 이 분야 사람들을 만난 경험을 전하며 적은 돈으로 업계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항상 채용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똑똑한 사람 만났을 때 나중에 일할 계기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항상 하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데려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대학교 홍보를 하면서 많은 레쥬메를 받아 인턴을 채용했다.

현지 투자 경험에 대해서는 빠른 프로세스와 더불어 각 분야에 특화된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한국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권 대표는 “아는 사람을 통해 투자 받는 것이 익숙한 곳으로 믿을 만한 사람을 기반으로 투자도 진행된다”며 “투자 의사 결정 과정도 한국보다 더 유연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빠른 투자 속도를 언급했다. 대화 시작부터 납입까지 3일이 걸렸다고. 그는 “미국은 SaaS에만 투자하는 투자사들도 많아 투자 받을 때 수월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도 “헬스케어에 특화된 투자자들이 많다” 며 “15분 미팅이면 끝난다”고 첨언했다. 송 대표는 투자 유치의 한계도 언급했다. 1년에 3000개 딜을 보는 이들이 한국 팀에 투자하기란 어렵다는 것. 투자는 실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쉬워졌다고한다.

끝으로 세 대표는 적극적인 실행 더불어 실패를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해외 진출의 길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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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호 기자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가장 설렙니다. 스타트업에게 유용한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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