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에 1년 전 새롭게 등장한 애슬러는 기존에 소외됐던 4050 남성 고객층을 겨냥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애슬러 운영사 ‘바인드’는 중년 남성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선두주자를 목표로 매출과 사용자 지표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바인드의 성장 비결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마포구 공덕동 프런트원에서 이들의 하루를 함께하며 바인드의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
김시화 바인드 대표는 바인드의 독특한 조직 문화를 ‘빨리하고 많이하자’라는 모토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직급 없이 영어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며 자유로운 소통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아이디어와 피드백이 막힘없이 흐르도록한다는 것. 이러한 조직 문화는 바인드가 높은 속도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1년 만에 20명으로 직원이 증가하고 거래액과 MAU 등 주요 지표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이 그 결과다. 또 모든 구성원이 바인드에서 일하는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있다는 점이 빠른 성장의 동력이되고 있다. 여기에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도 이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김 대표는 애슬러가 가진 차별점을 타깃 고객층에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UX)이라고 설명했다. 타 플랫폼들이 여성 고객을 우선으로 설계된 데 반해 애슬러는 4050 남성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큐레이션하고 직관적인 정보 제공에 집중한다는 것. 김 대표는 “남성 고객들은 명확한 정보를 선호하기 때문에 사이즈 가이드나 혜택을 직관적으로 제공하고 UX를 개선해 더 적은 클릭과 스크롤로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직접 참여한 개발팀 스크럼 회의에서는 AB 테스트 결과를 분석하며 고객이 불편하지 않는 최적의 팝업 위치를 논의하는 등 고객 편의성에 집중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승윤 테크리드는 “‘4050 남성 고객에게 필요한 패션 플랫폼‘을 좋은 프로덕트라고 정의하고 이 비전을 모든 개발자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빠른 성장과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주기적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와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은 바인드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시장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사실 바인드의 성장은 오랜 경력의 업계 고문을 영입하면서부터 불붙었다. 4050 남성을 위한 패션 온라인 시장의 공백을 발견해 시장에 진입했지만 김 대표는 패션 업계에 전문 지식이 부족해 초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만난 업계 배테랑이 바로 이진성 고문이다. 김 대표는 DM으로 미팅을 요청할 만큼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섰다. 이 고문은 “고민을하긴 했지만 김대표의 열정, 바인드의 비전 등에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고문이 합류한 이후 바인드에는 200개 이상의 패션 브랜드가 입점하며 바인드의 빠른 성장에 기여했다. 이 고문의 합류는 마치 영화 인턴을 연상시켰다.
짧은 시간 애슬러의 일하는 방식을 지켜본 결과 이들의 성장은 시장의 빈틈을 짚어내고 빠르게 파고든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 있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바인드는 각 팀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며 좋은 프로덕트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각 팀이 맡은 일을 진행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그것이 지금의 급속 성장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느꼈다. 항상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문화 속에서 성장할 애슬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이 기사는 스타트업레시피와 이화여자대학교 스타트업 기자단이 공동 진행하는 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