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1일부터 25일까지의 한 주 동안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양한 산업에서 AI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하드웨어 혁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략적 투자자와 벤처 캐피털의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 AI 기술, 산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투자 유치=이번 주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AI 기술이 물류, 엔터프라이즈 자동화, 헬스케어, 교육, 보안 등 광범위한 산업에 걸쳐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투자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룬 테크놀로지스(Rune Technologies)는 7월 21일 미 육군과 해병대의 군사 물류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TyrOS’로 2,400만 달러(약 330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수작업에 의존하던 군사 물류 프로세스를 지능형 공급망으로 전환하여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자원을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실시간 전장 환경에서 데이터를 소화하고 ‘행동 계획 생성’을 위한 생성형 AI 통합을 추진 중이다.

컴포시오(Composio)는 7월 23일, 엔터프라이즈 자동화를 위한 에이전트 AI 스타트업으로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의 주도 하에 2,500만 달러(약 34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AI 에이전트가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인프라를 구축하여 복잡한 기업 워크플로우를 간소화하고 ‘디지털 작업자’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데 주력한다.
법률 기술(리걸테크) 분야에서는 일본 리걸온 테크놀로지스(LegalOn Technologies)가 7월 24일, 골드만삭스 성장 지분 펀드 주도로 5,000만 달러(약 690억 원)의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하며 총 투자액이 2억 달러(약 2,750억 원)를 넘어섰다. 이 회사의 AI 계약 검토 소프트웨어 ‘Review’는 변호사들이 만든 플레이북을 기반으로 위험을 식별하고 편집을 제안하며, 계약 검토 시간을 최대 85% 단축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OpenAI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AI 에이전트 제품군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메시징 스타트업 굽샵(Gupshup)은 7월 22일, 6,000만 달러(약 820억 원) 지분 및 부채 투자를 유치하며 AI 에이전트 배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WhatsApp 및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와 같은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이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며,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5만 개가 넘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AI 기반 헬스케어 기업 스코피오 랩스(Scopio Labs)가 7월 25일, AI 혈액 분석기 개발을 위해 비올라 그로스(Viola Growth) 주도로 1,000만 달러(약 137억 원)의 시리즈 D 추가 투자를 유치, 총 5,200만 달러(약 715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분석기는 수동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혈액 도말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여 진단을 더 빠르고 접근 가능하게 만들 것을 목표로 한다.
인도 교육 기술 스타트업 에듀펀드(EduFund)는 7월 23일 또는 24일경, AI 기반 맞춤형 교육 계획 플랫폼으로 600만 달러(약 82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은 AI 기반 엔진 출시, 학부생을 위한 학자금 대출 접근성 확대, 인도의 중소 도시에 대한 시장 침투 심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러버블(Lovable)은 7월 23일, AI 기반 웹사이트 및 앱 빌더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스타트업으로, 출시 8개월 만에 1억 달러(약 1,370억 원)의 연간반복매출(ARR)을 달성하며 ‘센타우르(Centaur)’ 지위에 올랐다. 이로써 AI 분야의 빠른 성장과 비즈니스 모델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메모리즈.ai(Memories.ai)는 7월 25일, 삼성으로부터 800만 달러(약 110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전 Meta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이 미국 기반 AI 스타트업은 최대 1천만 시간의 비디오 영상을 처리하고, 검색 가능한 인덱싱, 태그 지정, 분할 및 집계를 포함하는 문맥 레이어를 제공하는 고급 비디오 분석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
◇ 하드웨어 및 딥테크 분야 혁신 투자=AI 소프트웨어와 더불어 하드웨어 및 딥테크 분야의 혁신 기업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루모티브(Lumotive)는 7월 22일, 프로그래밍 가능한 광학 스타트업으로 아마존의 아마존 산업 혁신 펀드(Amazon Industrial Innovation Fund)와 오만의 국부 펀드 기술 투자 부문인 ITHCA 그룹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시리즈 B 라운드 규모를 5,900만 달러(약 810억 원)로 재확장했다. 이 회사의 ‘Light Control Metasurface’ 솔리드 스테이트 칩은 나노 스케일 픽셀로 구성되어 빛을 전자적으로 제어, 구부리고 조작할 수 있어 자율주행차의 기계식 라이다를 대체하고 데이터센터의 광학 스위칭에도 활용될 수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인도의 네트라세미(Netrasemi)가 7월 24일, 엣지 AI 및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용 첨단 칩 개발을 위해 Zoho Corporation 주도로 1,290만 달러(약 177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7월 25일에는 인도 칩 스타트업들이 총 4,390만 달러(약 600억 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며, 인도가 글로벌 칩 설계 및 제조 허브가 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개척하는 캘리포니아 기반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은 7월 24일 또는 25일경, 3,300만 달러(약 4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여 차세대 원자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에스테스 에너지(Estes Energy)는 7월 23일, BMW i Ventures와 Fortescue의 공동 주도 하에 1,100만 달러(약 15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총 투자액이 2,000만 달러(약 275억 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NMC 및 LFP 셀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멀티-화학 배터리 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내 제조 운영을 확립하여 국방, 항공, 해양, 철도 등 다양한 산업의 전기화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아실론(Asylon)은 7월 22일, 로봇 경비견과 드론을 활용한 로봇 보안 서비스(RaaS) 회사로 2,600만 달러(약 350억 원)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Spot’을 경비견용으로 개조한 ‘DroneDog’과 배터리 자가 교체 기능을 갖춘 드론을 제공하며, 포춘 500대 기업과 미 국방부(DoD)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 운송 및 물류 부문의 진화=AI와 친환경 기술은 운송 및 물류 부문에서도 혁신을 이끌었다.
중국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제로(Zeron)는 7월 23일, 7,000만 달러(약 9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이 지역 물류 및 운송 혁명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전기 트럭 플릿 스타트업 네보야(Nevoya)는 7월 22일, 930만 달러(약 128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캘리포니아에서 디젤 트럭과 동등한 비용으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AI를 활용하여 트럭 경로, 적재량 매칭, 충전 스케줄 및 배터리 관리 등을 최적화하고 있다.

한편 기업 디자인 스타트업 피그마(Figma)는 7월 21일 기업공개(IPO) 로드쇼를 시작하며 주당 25~28달러 가격으로 3,600만 주 이상의 클래스 A 주식을 공모,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IPO 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그 밖에 이스라엘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스칼라 메디컬(Escala Medical)은 골반 장기 탈출증(POP) 비수술 치료 기기 ‘멘딧(Mendit)’ 상용화를 위해 450만 달러(약 62억 원) 시리즈 A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총 누적 투자금은 800만 달러(약 110억 원) 이상이 되었다. 멘딧 기기는 40세 이상 여성의 약 50%가 겪는 POP를 수술 없이 사무실 환경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2023년 4월 미국 FDA 승인을 받고 같은 해 10월부터 미국에서 상업 출시되었다. 회사는 이번 자금으로 미국 시장 확대, 2026년 유럽 시장 진출(CE 마크 획득 예정), 싱가포르 파트너십을 통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청정 연료 기술 스타트업인 아모지(Amogy)는 암모니아-전력 솔루션 개발을 위해 2,300만 달러(약 315억 원) 지분 투자를 추가 유치하며 2025년 총 투자 유치액을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로 늘렸다. 한국산업은행(KDB)과 KDB 실리콘밸리 LLC가 공동으로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Pathway Investment, JB Investment 등 신규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아모지는 이 자금을 활용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고정식 전력 애플리케이션을 확장하며, 해양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설립 이후 아모지의 총 투자금은 약 3억 달러(약 4,100억 원)에 달한다.
컨테이너형 엣지 데이터센터 기업인 아르마다(Armada)는 투자자들로부터 1억 3,1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유치했으며, 새로운 메가와트(MW)급 제품인 ‘레비아탄(Leviathan)’을 출시했다. 새로운 투자자로는 Pinegrove Veriten과 Glade Brook이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Founders Fund, Lux Capital, Shield Capital, M12(Microsoft의 벤처 펀드) 등도 함께했다. 레비아탄은 기존 Triton 데이터센터 제품보다 컴퓨팅 용량이 10배 큰 MW급 제품으로, 액체 냉각 방식을 사용하며 외딴 중요 환경에 배치될 수 있다. 아르마다는 레비아탄을 통해 미국 내 약 6기가와트(GW)에 달하는 활용되지 않는 고립된 에너지원(천연가스, 태양광, 원자력 등)을 AI 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CEO 댄 라이트(Dan Wright)는 “미국의 AI 리더십은 방대한 컴퓨팅을 데이터와 저비용 전력이 있는 엣지로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아르마다는 이미 Fidelis New Energy 및 Bakken Energy와 함께 미활용 천연가스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