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레시피가 매주 집계하고 있는 투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 투자 동향을 조사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 자체 집계한 투자 데이터 717건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기업 본사를 기준으로 지역별 투자 동향을 정리했다. 지역별 기업 수와 비율, 총 투자액과 평균 투자액, 투자 단계별 분포, 산업 분야별 분포 등을 조사했다.
먼저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건을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수도권에 대한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조사에 이용한 투자 유치 717건 중 서울특별시가 407건(56.8%)으로 압도적인 비중울 나타낸다. 이어 경기도가 136건(19%)을 기록했고 인천광역시도 17건(2.4%)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지역을 합친 수도권 비중은 무려 78.2%에 달한다. 비수도권 지역 중에선 대전광역시가 31건(4.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부산광역시(29건, 4%),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각 13건, 1.8%)가 뒤를 이었다.
2025년 1-7월 국내 지역별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기업 비율
※ 스타트업레시피 투자 데이터
지역별 투자 유치 규모를 봐도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 벌이는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 도드라진다. 총 투자액 기준으로 서울특별시는 1조 9,875억 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가 4,728.7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평균 투자액을 보면 조금 다른 양상이 보인다. 서울특별시 평균 투자액은 113.6억 원, 경기도는 94.6억 원으로 높은 건 같지만 울산광역시(95억 원)와 전라북도(100억 원) 역시 높은 평균 투자액을 기록한 것. 이런 현상은 서울이나 경기도는 다양한 분야와 단계 투자를 포괄하는 반면 울산이나 전라북도 같은 지역은 특정 기술 기반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는 지역이 특화 기술력과 R&D 역량에 맞춰 어차피 어려운 양적 기업 수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울산이나 전라북도, 대구광역시 등은 실제로 제조를 기반으로 한 특화 산업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균 투자액의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2025년 1-7월 국내 지역별 스타트업 투자액
※ 스타트업레시피 투자 데이터 기준
지역별로 투자 단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특별시는 시드(59건)가 가장 높았지만 프리시리즈A(44건), 시리즈A(55건), 시리즈B(22건)는 물론 시리즈C(12건)와 프리IPO(6건) 같은 중후기 단계 투자도 고르게 활성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이 적어도 국내에선 스타트업 전 성장 주기를 아우르는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경기도 역시 지원금(22건)과 시드(20건) 등 초기 투자가 주를 이루고 프리시리즈A(17건)와 시리즈A(14건)도 꾸준히 나타났지만 상대적으로 시리즈B(5건)와 시리즈C(1건) 등은 적게 나타났다. 물론 프리IPO(10건)를 보면 튼실한 기반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대전, 부산, 인천 등 비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시드와 지원금 등 초기 단계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원금은 팁스로 대표되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지원금 비중이 높다는 건 비수도권 생태계가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거나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걸 반영한다.
2025년 1-7월 국내 지역별 스타트업 투자 단계 (비율)
각 지역의 총 투자 기업 수를 100%로 환산해 비율로 시각화한 누적 가로 막대 차트
지역별 산업 분포를 보면 지역별로 어떤 산업적 특성이나 강점을 갖추고 있는지 어림짐작할 수 있다. 서울은 컨슈머테크(108건), 미디어/콘텐츠(74건), 바이오/헬스케어(62건), 소프트웨어(47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높은 기업 수를 기록하고 있다. B2C나 문화 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소프트한 기술과 크리에이티브한 분야에서 서울이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경기도는 제조(32건), 바이오/헬스케어(21건), 컨슈머테크(19건) 등 특정 분야가 강세를 보이지만 전반적으론 다양한 분야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집약적 하드웨어나 제조 기반 산업에서 강점을 갖추면서도 이들 다양한 분야와 합쳐져 전체 가치사슬을 포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수도권 지역으로 가면 더 명확하게 특화 분야를 보인다. 대전광역시는 31개 기업 중 제조(12건)와 바이오/헬스케어(6건)가 압도적이다. 카이스트나 대덕특구 등 대전이 보유한 과학 기술 인프라가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부산광역시는 컨슈머테크(9건), 바이오/헬스케어(5건), 미디어/콘텐츠(3건) 순을 나타내 소비재나 문화 콘텐츠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경우 해당 지역에 위치한 기존 산업 기반이나 인프라와의 연관성이 높고 이를 바탕으로 한 특화 분야가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2025년 1-7월 국내 지역별 스타트업 투자 분야
※ 스타트업레시피 투자 데이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