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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러레이터 선호도 조사해보니…1위는?


이석원 기자 - 2024년 4월 2일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창업기획자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역할을 한다. 시드 투자는 물론 집중 교육 프로그램이나 코칭‧멘토링, 네트워킹, 공유 오피스 제공 등을 하기도 한다. 창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수는 2023년 5월 기준으로 따져도 439개에 이른다.

스타트업레시피는 2024년 3월 25∼31일까지 일주일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선호도를 조사했다. 설문조사에는 모두 291명이 참여했다. 연령대는 30대가 49%로 가장 많았고 40대(24%), 20대(16%), 50대 이상(11%) 순을 나타냈다. 성별로는 남성이 68.6%로 다수였다. 거주 지역별로는 서울특별시가 61.7%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18.6%), 인천광역시(5.2%), 대전광역시(4.8%) 순을 보였다. 직업은 대표와 직원을 포함한 스타트업 생태계 종사자가 63.1%를 나타냈고 투자사와 정부기관, 지원기관을 포함한 스타트업 지원기관(21%), 예비창업자(15.9%) 순이다.

◇ 스타트업 생태계 종사자 다수가 뽑은 선호도 TOP10은=먼저 투자사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를 3순위까지 물었다. 결과를 보면 전문성/역량이 23%로 가장 많이 선택됐고 투자사 네트워크 18.3%, 자금력 15.5% 순을 나타냈다. 물론 자금력(15.5%), 투자사 포트폴리오(14.8%), 지원/멘토링(14.6%) 등 1% 이내로 근소한 차이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초기 기업 요구 사항이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를 10순위까지 뽑도록 했다. 항목은 설문조사 시작 당시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공개했던 2022년 누적 투자금 상위 29개사를 객관식 항목으로 제공하고 기타 다른 액셀러레이터는 따로 입력하도록 했다.

순위는 10순위까지 응답자 답변을 바탕으로 1위를 100%로 둔 가중치 환산 점수로 매겼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곳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다. 그 뒤로 프라이머(79.20%), 스파크랩(61.20%) 순을 나타냈다. 이어 매쉬업벤처스(60%), 소풍벤처스(56.10%), 퓨처플레이(52.60%), 엠와이소셜컴퍼니(50.60%), 씨엔티테크(40.40%), 서울대학교기술지주(28.50%), 유스업파트너스(24.80%)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제시한 목록에 선호하는 곳이 없는 경우는 따로 객관식으로 적도록 했다. 그 결과 앤틀러코리아와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앤틀러코리아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목록에 없는 상태였고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2022년 문을 연지 얼마 안 됐지만 선택이 많았다. 이들 2곳은 만일 순위권에 올렸다면 TOP10 안에 이름을 올렸을 만한 선호도를 보여줬다. 그 밖에 10건 이하로 이름을 올린 곳은 디캠프, 더인벤션랩, 더벤처스, 스프링캠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윤민창의투자재단, 스트롱벤처스 등이 있었다.

이들 액셀러레이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3가지 복수 선택이 가능하도록 물었다. 결과를 보면 투자 철학이 마음에 들어서라는 응답이 22.2%로 가장 많았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좋아서(19.4%), 전문성이 있을 것 같아서(18.3%) 순을 나타냈다. 그 밖에 후속 투자 유치에 유리할 것 같아서(16.2%), 보육팀 네트워크가 좋아서(9.7%), 자금력이 풍부해서(7.1%), 유명해서(7%) 순이다.

◇ 전문성‧다양성 요구‧액셀러레이터 산업 왜곡 문제 지점도=마지막으로 국내 액셀러레이터가 개선, 발전하려면 필요한 의견을 물었다. 필수 답변 사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응답자 답변을 보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투자 분야에 대한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거나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아예 “부실 액셀러레이터를 위한 등급제 도입”과 “투자 심사역 전문성 확보를 위한 자격증 도입”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단순 파이낸스 관점보다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진짜 육성하려는 투자 철학 보유에 대한 요구나 예측 가능성을 버리고 진정성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는 등 진정성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 정부창업지원 프로그램만 수주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 같은 맥락에서 엿볼 수 있다.

투자자 자격에 대한 지적 역시 상당수 눈길을 끌었다. “어설프게 투자하고 대출보다 못한 액셀러레이터가 업계에 많아지고 있어서 우려된다”는 것. 한 응답자는 “사업 키워드 몇 가지로 이미 닫힌 귀는 여과 없이 느껴지고 사업을 키워오면서 만든 성과나 쏟은 시간과는 별개로 짧은 10분 내외 시간으로 대표자 역량이나 팀 가능성을 속단하시려는 태도를 느낄때가 많다”며 “스타트업을 교육하고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라면 오래 남을 이미지를 구축하고 또 실질적인 기회를 위한 접점을 만드실 분과 함께 엑셀러레이터 전체 브랜드 구축, 이를 바탕으로 한 톤앤매너 그리고 미팅에 대한 어느 정도의 ‘Do and Don’ts’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밝히기도 했다.

한 응답자가 장문으로 풀어놓은 액셀러레이터 산업에 대한 따끔한 지적은 국내 액셀러레이터 시장이 왜곡되어 있다는 지적과도 맞닿는다. 이런 여러 문제가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액셀러레이팅 활동에 대한 시장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액셀러레이터 입장에서 유의미한 현금 흐름을 만들려면 초기 투자 이후 6년 이상 경과해야 투자 자산 청산으로 나오는 투자 수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탓에 많은 액셀러레이터는 투자 수익 회수 전 안정적 운영과 서비스 공급을 위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결국 운영을 위해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사내벤처 사업 등 수익창출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상위 액셀러레이터가 아닌 다음에는 정부가 발주하는 위탁 사업을 수주하면서 운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정부 위탁 사업 중심이 주요 사업 영역이 되고 이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면 투자 포트폴리오에 준해 사후관리 지원이 되는 경우가 드물게 된다. 정부 사업 배치팀 성과 향상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결국 돈을 주는 정부기관 입맛에 맞게 프로그램이 세팅되고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의 전문성이나 차별화 요소를 발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사업 자체에 투입할 재원이나 전문 인력에도 한계가 있어 내부 역량보다는 모두가 활용하는 외부 전문가에 의존하는 일도 많다. 이 같은 사항은 수익 대부분이 정부 지원 사업 운영 용역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선 그 밖에도 수많은 액셀러레이터 개선이나 발전을 위해 의견이 쏟아졌다. 주로 차별화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아닌 개인 취향에 기반한 투자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후속 투자 연계 능력도 액셀러레이터가 갖춰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쏟아진 의견은 액셀러레이터에 대해 기대감은 물론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걸 보여준다. 그만큼 액셀러레이터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인식은 물론 내부적 혹은 외부적인 면에서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공감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를 통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액셀러레이터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스타트업 종사자의 바램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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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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