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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가 말하는 인생 조언 “빨간약을 집어라”


이석원 기자 - 2022년 2월 12일

수이제너리스파트너스 김형진 파트너는 창업자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가 느껴지는 VC다. 창업과 VC, LP까지 스타트업계 모든 영역을 거친 베테랑이지만 일반 인식과 달리 VC가 을이고 창업자가 갑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선한 의지가 경제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단초라고 믿는다.

[인생] 빨간약을 집어라

성공한 인물하면 아프리카에 선교 활동을 간 이태석 신부님이 떠올라요. 의료와 교육 봉사를 하면서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슈바이처 박사 같은 사람이 제 롤모델입니다. 그런 사람이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고 성공했다고 스스로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했는데 어렸을 때만 해도 컴퓨터공학전공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남을 돕는 직업의 최고봉은 직접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점수가 의대를 들어갈 정도가 되지 못해서 전산과를 가게 되어서 자책도 많이 했고 불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지나고 보니 의사는 사람을 1:1로 도울 수 있지만 엔지니어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나 제품은 1:N으로 인류의 삶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더라고요. 그때는 네트워크 효과와 자동화의 힘이라는 것을 몰랐고 나중에 다양한 활동과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첫 창업 자금 기반이 된 것이 다음(Daum)에 입사해서 개발한 특허인데 자동으로 유해 이미지를 걸러주는 필터 기술이었어요. 그저 프로그램일 뿐이었지만 이 기술을 통해 하루 종일 선정적인 이미지를 수작업으로 걸러내던 수많은 직원의 고통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 따뜻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원하지 않던 길을 가게 되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 효과와 자동화의 힘을 배울 수 있던 기회가 주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당장 힘들거나 싫어하는 일도 미래에 어떤 도움이나 영광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고난에 감사하라는 말이 있듯이 고생하더라도 계속 새롭고 더 큰 성과가 기다리는 일을 추구해야한다고 믿습니다.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보면 처음에 주인공이 빨간 약과 파란 약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장면이 나와요. 가상세계에서 깨어나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빨간 약과 다시 기억을 잃고 행복한 착각 속에 살 수 있는 파란 약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항상 스스로와 지인에게 빨간약을 집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고] 복잡하고 어려울 때 사용하는 사고법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가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괴롭힌다면 그 사안에 너무 매몰되어있는 상황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답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다면 그 생각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노력을 많이 해요.

예를 들면 빨리 잊기 위해 아주 엉뚱한 생각을 하거나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푹 자고 일어납니다.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전날에는 보이지 않던 답이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이 마구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렇듯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기존에 하던 고민의 방향을 빨리 잊기 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 나만의 빌보드에 적을 한마디 : 빨간약을 집어라.
  • 남들은 동의하지 않는 나만의 비밀 : 0.1% 가능성만 있으면 된다.
  • 나만의 원칙 : 취약 계층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 나만의 습관 : 욕하지 않기.
  • 성공하는 창업자의 공통점 : 시간을 잘 만들고 활용한다.

[창업] 창업자가 하는 가장 흔한 실수

직접 창업하면서 또 주위 대표들을 지켜보며 느낀 창업자가 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원칙을 정했다면 그 원칙을 지속적으로 지키며 나아가야 하는데 창업자는 원래 성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보니 일단 결과를 추구하는데 매몰되는 일이 많다고 느껴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얘기지만 창업을 할 때 제품 개발 역량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따오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스로도 창업에 도전할 때 제품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POC와 개발 계약을 따왔습니다. 결국 만든 제품 질은 떨어지고 기술 개발을 위한 일정은 점점 밀리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잘하고자하는 마음이 너무 앞서서 미리 정한 제품에 대한 원칙이나 개발일정을 무시하고 무조건 앞으로만 달렸던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대표에게는 창업을 하다보면 조바심도 나고 불안감도 들지만 처음에 정한 원칙을 잊지 말라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성공하는 창업자의 특징은 일상 속에서 시간을 잘 만들어내고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주위에서 그런 사람의 전형적인 예시가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예요. 바쁠 텐데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운영하더라고요.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물어봤더니 20/80 규칙을 적극 활용해 시간을 정말 중요한데 쓰고 18시 이후에는 최대한 퇴근해서 개인 시간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김 대표처럼 성공적인 창업자는 24시간이 모자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시간을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투자 철학] 예의와 배려가 묻어있는 태도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필수 요건인 시장을 판단하는 인사이트와 실행력 모두 사람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요.

그 중에서도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단순히 현재 1등 기업이 아니라 1등이 될 가능성이 있는 2, 3등에게도 투자하고 싶어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는 것이 투자 철학이니까요. 재무적 관점에서도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그 중 고평가를 받게 되는 기업이 결국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을 함부로 재단하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창업자에게서 보이는 작은 태도나 사소한 행동을 주의 깊게 보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대표는 카페 직원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개인 능률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을 수 있어도 스타트업은 긴 시간동안 해야 하는 일이고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른 사람이 창업자를 돕고 싶게 만드는 능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가 몸에 밴 사람이 항상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결국 끝까지 성공하더라고요. 수이제너리스파트너스에서는 적극적인 C-레벨 수준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 오랜 기간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진 대표를 찾고 있습니다.

[추천도서] 내러티브 & 넘버스 /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먼저 내러티브 & 넘버스라는 책은 굉장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추천하고 싶어요. 스타트업 대표는 기업가치 평가나 투자할 때 원하는 기업 가치를 정당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어떻게 스토리와 숫자를 결합해 다양한 회사에 가치를 매기는지 알려줍니다.

또 한 권은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입니다.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영제가 급진적인 솔직함(Radical Candor)인 만큼 어떻게 회사 내에서 굉장히 솔직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조직 관리에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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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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