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은 오랜 기간 보수적인 방식으로 운영된 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건설 현장에서도 디지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늘의 작업장도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효율을 개선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김나혜 오늘의 작업장 대표는 인천항만공사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시절 창업했다. 창업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찾은 경우다. 김 대표가 관심을 둔 분야는 바로 건설 현장. 김 대표는 “특별히 현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없지만 창업 인턴을 하면서 방문한 건설 현장에서 문제들을 발견했고 이를 해결하고 싶었다”라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김 대표가 찾은 문제는 현장 데이터가 다양한 관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어려워 현장에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여전히 종이와 구두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어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못했고 정확한 기록이 남지 않아 향후 산재 등이 발생할 시 책임 분쟁에 대비할 수 없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의 데이터를 모으고 공정 과정의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한 챗봇 형태의 실시간 현장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만들었다. 시장의 반응이 좋았고 수요가 있다는 것도 확인한 김 대표는 법인을 설립하고 챗봇 서비스에서 피봇해 오늘의 작업장으로 발전시켰다.
오늘의 작업장은 공사 현장 협업 도구를 캐치프레이즈로 원청과 현장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 비효율적인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된다. 근로자 출퇴근 체크부터 작업 일지, 작업 변경 이슈 등을 모두 디지털로 기록할 수 있어 현장에서 사용되는 많은 서류 작업을 줄여준다. 더 이상 현장에서 소리치며 소통하지 않고 디지털 환경에서 소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 달에 평균 작업 양식이 40개나 되지만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적은 인원으로만 운영돼 현장 업무가 가중되는데 오늘의 작업장을 이용하면 한 곳에서 작업 양식을 관리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포트로도 받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관리자들은 현장에 가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건설 현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어 자료가 많이 필요하지만 모두 종이로 보관하고 있다”며 “오늘의 작업장은 분쟁 시에도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건설 현장을 위한 슬랙(Slack)인 셈이다.
오늘의 작업장이 가진 차별점 중 하나는 각 작업장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각 업종마다 필요한 작업 양식을 맞춤형으로 구축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 뿐만 아니라 현장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업종에서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건설 현장 같은 경우 집단이 보수적이고 내부에서 주고받는 양식들이 있어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데 그 양식에 맞춰 저희가 커스터마이징을 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계약 진행 시 일주일 정도면 각 업장에 맞는 초기 세팅이 가능하고 플랫폼 사용을 위한 교육은 물론 유지 보수도 지원한다. 비대면으로도 진행 가능하고 필요시 현장에도 방문한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근로자들이 오히려 플랫폼 사용을 꺼려하는 문제는 없을까? 김 대표는 현장에는 40대부터 70대까지 고령자가 대부분이란 것을 알게 된 후 서비스 기획을 할 때 UX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 편의성에 대한 고민은 그의 명함에서도 나타난다. 높은 근로자의 연령에 따라 명함 이름 크기도 점차 키워왔다고.
김 대표는 “저희 팀이 20대로 구성돼있고 건설 현장 경험 없다는 편견에 직면할 때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묻고 피드백을 수용하려고 한다”며 “고령 근로자의 디지털화 첫걸음을 우리가 돕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협업 도구가 돼 건설업의 스마트화 선도주자가 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