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8월 20일 2024 벤처썸머포럼을 개최했다. 매년 지방에서 1박 2일로 개최하던 행사지만 올해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당일치기”였다. 원데이 밋업(One Day Meetup). 하루였지만 오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가는 혁신 벤처 스타트업을 주제로 한 글로벌 스토리, 투자자와 경영자가 취미 클래스를 함께 하는 네트워킹 행사인 벤처클래스 SSUM, 벤처생태계 신성장 전략 발표와 벤처+투자 얼라이언스 발족 선포식, 오후에는 투자자가 찾는 시장 기회, 저녁에는 네트워킹까지 콘텐츠에 더 집중한 하루였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건 오후에 열린 부대 행사인 벤처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 이 자리는 스타트업위원회 공식 출범을 알리는 자리였다.
◇ “코스포와 공동 가입 모델도 만들 계획”=벤처기업협회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스타트업위원회가 출범한 이유는 다양한 분야에서 벤처 스타트업이나 유관기관과 연대해 현장 목소리를 모아 규제 혁신이나 신구 산업 갈등 등 현안 공동 대응, 벤처 생태계 구성원간 교류와 성장을 촉진하는 커뮤니티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운영위원은 위원장을 맡은 알스퀘어 이용균 대표를 비롯해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 버즈빌 이관우 대표, 온오프믹스 양준철 대표, 위즈돔 한상우 대표, 데이블 이채현 대표,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강석훈 대표, 젠테 정승탄 대표, 알체라 황영규 대표, 토스랩 김대현 대표, 센디 염상준 대표 그리고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세움 정호석 변호사까지 모두 13명.
눈길을 끄는 건 기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 멤버도 3명이나 있다는 것. 자연스레 드는 의문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단체가 왜 또 필요한가”와 “두 단체간 관계”다. 마침 현장에 온 코스포 한상우 의장이 답하기 딱 좋은 주제다. 한 의장은 실제로 인사말을 하면서 스타트업위원회 출범에 대한 얘기를 듣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벤처기업협회는 오래된 만큼 만큼 안정된 조직력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어 이웃단체로서 코스포와도 산적한 과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구체적인 예로 앞으로 양 기관 사이에 교류가 확대되는 건 물론이고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양 기관에 동시 가입하는 모델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벤처기업협회 입장에서도 스타트업위원회 출범은 마지막 남은 나사를 끼웠다고 할 수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미 몇 년 전 청년 창업가 대상 커뮤니티인 Young CEO 네트워크를 출범한 바 있다. 스타트업이라는 말도 쓰지 않던 1995년 설립된 만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거나 기존 산업 중심이던 협회에 “Young한” 청년 창업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 홍석재 벤처기업협회 팀장은 “이번 스타트업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청년 창업가→스타트업→중소벤처기업 모든 층을 아우르게 됐다”는 점을 가장 큰 의의라고 설명한다.
첫 위원장을 맡은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앞으로 스타트업위원회가 “이슈나 규제 발굴, 공동 대응을 첫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여기에 스타트업 교류 촉진을 비롯한 벤처 생태계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마지막 퍼즐 완성한 벤처기업협회=출범식 이후에는 ‘시간을 달리는 스타트업’을 주제로 이 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 박진우 다다익스 위원장, 에버트래져 임원진 PM, 김하경 지디벤처스 대표, 조건희 서울대 창업동아리 SNUSV 학회장까지 다양한 창업 플레이어가 과거에서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주제 발표에 나섰다. 정재성 부대표는 당연히(?) 로톡 사태에서 느꼈던 어려움과 코스포나 스타트업위원회 같은 스타트업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규제 문제나 신구 산업간 갈등이 벌어졌을 때 스타트업의 호소를 단순히 특정 기업의 이해라고 생각한 데에서 비롯된 어려움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법제화도 마찬가지다. 임원진 에버트레져 PM은 STO 그러니까 토큰증권 법제화를 예로 들었다. 지난 국회에 발의는 됐지만 회기가 종료되며 결국은 ‘리셋’된 상태다. 김하경 지디벤처스 대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그로섬이 될 수 있는 문화가 생기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의 협력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 날 출범으로 벤처기업협회 입장에선 기존 중소벤처 외에 청년 창업가, 혁신 스타트업까지 회춘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셈이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벤처 스타트업을 모두 아우르고 함께 성장하는 협회 대표 커뮤니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스타트업위원회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또 규제 혁신이나 신구 산업 갈등 같은 업계 현안 공동 대응에 어떤 목소리를 내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벤처기업협회가 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