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컴업 2024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외 스타트업 참여가 두드러졌다. 행사장 절반 이상이 글로벌 부스로 채워진 것. 이는 정부가 지난 몇 년간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를 비롯해 최근 시작된 스타트업코리아비자까지, 적극적으로 글로벌 스타트업을 국내로 유치한 결과이기도 하다. UAE, 아프리카, 인도, 일본 등에서 컴업 2024을 찾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을 만나 한국 방문의 이유와 한국 진출 계획 등을 들어봤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한국을 찾은 서플러스(The surpluss)는 기업들이 잉여 자원, 부산물, 폐기물, 지식 등을 다른 기업들과 공유할 수 있는 B2B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 라나 하지라소올리(Rana hajirasouli) 대표는 심장 마비가 온 아버지에게 필요한 의료 기기가 어디 남아있는지 알 수 없어 엠뷸런스에서 결국 돌아가신 과정을 설명하며 “잉여 자원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된 후 사업을 시작했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설립 후 3년 반 동안 투자 없이 부스트래핑으로 이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서플러스는 이미 UAE에서도 주목받는 기후테크 기업 중 하나다. 주로 소규모 기업을 타깃하며 한국 시장에도 진출해 한국 소규모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대사관 등 여러 기관을 통해 한국의 잠재적 파트너들도 만날 수 있었다는 그는 “최근 일어난 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우려하지 않고 한국 방문을 고대했다“며 ”UAE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 한국과의 교류를 늘리고 싶다“고 전했다.
K뷰티 기업들과 협력을 기대하는 인도 스타트업도 만날 수 있었다. 아바타 스킨케어는 집에서 편하게 피부케어를 받을 수 있는 클리닉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기반 맞춤형 피부관리 앱을 운영하고 피부 관리 키트를 집으로 배송, 의사가 방문해 피부 관리를 돕는다. 풀타임 의사를 직접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써먀 미스라(Saumya misra) 대표는 피부관리에 대한 불편한 경험에서 회사를 설립하게됐다. 그는 “인도에서는 피부관리를 받고 싶어도 너무 비싸고 기기도 좋지 않고 오래 기다려야되고 너무 불편해서 집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하게됐다”고 설립 이유를 전했다. 홈 스킨케어의 높은 수요에 회사는 빠르게 성장해 1년 만에 직원이 400명으로 늘었다고. 아바타스킨케어는 세쿼이아캐피털 인도가 운영하는 스파크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원금도 받았다. 또 인도 샤크탱크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미스라 대표는 “인도에서 K뷰티에 대한 인기와 수요가 많은 만큼 이번 방한을 통해 인도에 K뷰티를 전하고 싶은 곳들도 만나 양국 모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디지털 맞춤형 인재 연결 사업을 하고 있는 우무라바(Umurava)는 한국에 머문 지난 2주동안 이미 80개사 이상 잠재 고객을 만났다. 우무라바는 글로벌 기업과 아프리카 인재를 연결하며 AI에 기반한 빠른 맞춤형 매칭을 강점으로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아프리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반스 우이제이마나 대표는 “아프리카 내 미국 대학을 졸업한 내게는 많은 잡오퍼의 기회가 주어지는 반면 이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됐다”고 창업 계기를 전했다. 이어 “한국에 온 이유는 두 가지”라며 “첫째는 사업 기회를 찾고 있고 두번째로는 투자자와 연결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우무라바는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진출도 계획하고 있어 한국에서 아프리카 인재를 고용하고 싶은 잠재적 고객을 만나는 게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기업으로 스타트업 코리아 부스에 자리한 스와이프 비디오(Swipevideo)는 사용자가 여러 각도로 영상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분야에서 활용되는 솔루션으로 특히 케이팝을 즐기는 팬들에게 다양한 각도에서 스타의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쟁사 대비 더 많은 각도로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며 이미 일본에서 시리즈A 투자를 완료했고 일본의 주요 방송사 등과 파트너를 맺고 있기도 하다. 매튜 보이어(Mattew boyer) 한국 지사 디렉터는 “이미 제이팝 시장에서는 우리의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고 한국에 있는 동안 케이팝 시장에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나 YG같은 엔터테인먼트회사가 타깃이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성과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에 머물며 시장을 태핑해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