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스타트업이 규제나 기술 편의성 부족 등으로 글로벌 여행객을 확보하거나 해외로 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새로운 정부에 대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로드 투 글로벌(ROAD TO GLOBAL)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 주요 관광 스타트업 데이트립, 알앤원(페어플레이), 올마이투어, 트래볼루션 등 4곳이 참여해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와 기술 인프라의 한계 등을 지적하고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시급한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이 대표적으로 꼽은 문제점은 크게 지도·결제 시스템의 불편함 2가지다.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는 “한국이 IT 강국이라지만 내국인을 위한 강국”이라며 “교통인프라, 결제 부분에서 해외 여행객 연결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올마이투어는 국내외 여행객 대상 숙소 예약 플랫폼을 운영한다. 올마이투어가 홍콩에 지사를 세운 이유도 결제의 불편함 때문이다. PG 연동이 어렵다는 것. 가장 큰 PG사 스트라이프는 한국 사업자가 이용할 수 없다.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는 지도 데이터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윤 대표는 “구글지도 해외 나가야하는 서비스라면 필수적이지만 구글 지도가 한국에서 너무 불편해서 유저들도 컴플레인이 많다”고 말했다. 등산, 아웃도어 등 액티비티 플랫폼 페어플레이를 운영하는 권용근 알엔원 대표도 현재 서비스를 위해 지도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고민 중이다. 권 대표는 “현재는 네이버, 카카오 지도를 사용하는데 구글 지도는 우리나라 활용도가 떨어져서 고민”이라며 “구글 지도 편의성 확대가 필요하고 구글도 비용을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역시 지도 사용과 결제 불편함을 지적했다. 배 대표는 “구글 지도 사업자들이 구글 지도 관리를 잘하지 않는다”며 “공방, 클래스를 해도 몇 번 출구에서 만나는 형식으로 하는데 글로벌 지도로 위치가 옮겨갔을 때 정보가 부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 인증 문제는 해외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외국인에게 너무 불편한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스타트업 생태계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벤처투자 확대와 정부의 관광 산업 지원 체계 정비도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관광 산업은 정부 지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산발적 지원이 많아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위해 국내 기업이 아닌 글로벌 OTA랑 협력하는 경우가 많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업하는 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성장 전략 주제로 발표에 나선 임형택 선문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관광산업 환경 속 스타트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SNS·OTA 등 디지털 플랫폼 노출 최적화, 다국어 지원 기반의 UX 설계, 여행자 맞춤형 콘텐츠 현지화, AI·VR 기반 기술 차별화, ESG 관광 트렌드 대응, 국제 박람회 및 국제기구 연계를 통한 유통망 확보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