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10월 26~27일 양일간 대구에서 연 2026년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필드다이브 프로그램에선 대구한의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다양한 현지 생태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물론 현장에선 직접 접해본 지역 창업 생태계에 대한 참가한 창업자의 솔직한 평가가 오가기도 했다.
◇ 몰랐던 걸 알게 됐다…지역마다 특화 분야 달라=한 창업자는 대구한의대를 처음 방문해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점 자체가 좋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몰랐던 지원 분야나 가능성에 대해 후한 점수를 내린 것.
물론 참여한 창업자의 분야가 제각각이었던 만큼 관심도는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한 창업자는 자신의 분야와 관계가 없어도 확장 가능성이라는 측면,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신발 관련 창업자는 대구만의 강점을 묻기도 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조건을 내세우는데 대구가 뭘 더 해주는지 궁금했던 것. 주력 산업은 어느 시도나 비슷하게 밀고 있어 주소지와 집을 옮겨 내려올 이유가 되려면 해당 지역만의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이 창업자는 섬유 산업에서 대구가 강점이 있다는 걸 알지만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찾지 못해 부산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둔 한 창업자 역시 바이오헬스케어처럼 범위가 넓은 분야는 지역마다 뭘 주력으로 미는지 분명하지 않아 어디를 택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의견에 대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토단은 꼼꼼하게 답변을 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았다. 바이오헬스케어의 경우 지역별 특화 분야에 대해 의료기기는 강원, 의료 바이오는 인천 송도 쪽이 강세이고 화장품 바이오는 오송과 대구, 식품 바이오는 전남과 전북이 키우고 있는 등 지역별 차이를 설명했다. AI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광주가 가장 먼저 육성을 시작했지만 전북은 피지컬 AI, 대구 경북은 모빌리티 AI에 힘을 싣고 있다. 신소재는 탄소산업진흥원이 있는 전북 지원이 활발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대구만의 차별점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나 대구 경북 지역이 2019년 무렵부터 정부 지원 사업 수주율 전국 1위라는 점도 꼽았다. 경쟁이 덜한 지역을 고르는 전략을 조언하는 의견도 있었다. 같은 분야를 여러 지역이 밀고 있다면 이름난 곳보다 경쟁 기업이 적은 곳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 수도권을 뺀 지자체는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이전 기업에 혜택이 돌아온다. 다만 지자체 예산 사업은 주소지가 해당 지역에 있어야 지원받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사만 있어도 되는 사업과 본사를 옮겨야 하는 사업이 나뉘는 만큼 따져보고 움직여야 한다는 얘기다.

◇ 지역 펀드 공고에 답 있다=다른 참석자도 경험을 보탰다. 한 참석자는 지방정부가 출자하는 지역 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를 보면 해당 지역이 육성하려는 산업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부 지역 펀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잔액이 쌓여 있어 지사를 낸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울·경기에서 보던 사업계획서와 비교하면 지역은 선정 문턱이 낮게 느껴질 만큼 격차가 있다며 대구는 지원사업이 많고 선정 확률도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장에선 지원사업 정보를 찾는 방법 같은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공공 지원사업 정보가 가장 많이 모인 기업마당이나 창업보육센터 정보는 창업보육협회가 운영하는 비아이넷에서 볼 수 있다. 조달 우수제품이나 혁신 제품 등록, 벤처기업 확인, 이노비즈 인증은 테크노파크와 지자체 컨설팅 지원 사업을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한 참석자가 물은 사회적 기업 인증을 언제 받는 게 좋냐는 질문에는 지자체 가운데 사회적기업 육성은 울산이 가장 활발하다거나 어느 정도 안정된 뒤 받는 편이 낫다는 조언도 나왔다. 의외로 자신의 사업만 보던 초기나 예비 창업자 입장에선 이런 정보 나눔이 큰 도움이 된다.
필드 다이브 참가자는 물론 이 자리 뿐 아니라 이동 중에도 서로간의 경험을 틈틈이 나눴다. 대학 창업동아리 출신 학생 창업자는 기관 프로그램으로 여러 창업자와 함께 현장을 찾은 건 처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대화가 오간 곳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클러치 베타 캠퍼스였다. 이곳은 만 34세 이하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간으로 옛 제일모직 여성 직원 기숙사를 고친 캠퍼스 기숙사 F동에 자리잡고 있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는 예비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의견을 나누며 다듬는 클러치데이가 열리기도 한다.
클러치라는 이름에는 3가지 뜻이 담겨 있다. 첫째는 클러치백에 아이디어를 가볍게 담아 와서 크게 키우라는 뜻. 둘째는 기어를 바꿀 때 클러치를 밟듯 공공 액셀러레이터인 센터를 만나 속도를 내라는 뜻. 마지막은 결정적 순간에 해내는 운동선수의 클러치 능력을 창업에서 발휘하라는 의미도 더했다. 이런 대화를 하기에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의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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