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10월 26~27일까지 대구에서 연 2026년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필드 다이브 프로그램이 둘째 날 일정을 마쳤다. 참가 창업자는 27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차례로 방문해 지역 창업 지원사업과 로봇 산업 현장을 살폈다.
◇ 창업지원사업 44개 운영중=김정훈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기획협력팀장은 센터 비전으로 글로벌 100대·국내 5대 창업도시 진입을 제시했다. 대구는 현재 글로벌 창업도시 순위에서 391위에 머물러 있다. 센터 측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대구시, 전담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함께 운영한다. 전국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1호 센터로 문을 열었고 4년 연속 중기부 평가에서 최우수·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인프라 규모도 상당하다.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 있는 본원은 예비·초기 창업자 육성을 맡는다. 동대구벤처밸리에 있는 제1분원인 대구스케일업허브는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로 지역 최대 창업보육센터다. 투자사와 디지스트(DGIST)가 함께 입주해 교육부터 투자까지 한 건물에서 이어진다. iM뱅크 제2본점에는 AI·빅데이터·블록체인·핀테크 기업 입주 공간을 뒀다. 올해 문을 연 제3분원 한국업사이클센터는 업사이클과 ESG 분야 스타트업을 키운다.
센터가 올해 운영하는 창업지원사업은 44개. 예비창업 단계부터 IPO 직전까지 성장 단계별로 사업을 배치했다. 2014년부터 발굴·육성한 스타트업은 2,900여개다. 이 가운데 17개사가 예비유니콘·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센터 지원기업 53개사는 CES 혁신상을 70회 받았다.

김 팀장이 가장 먼저 추천한 사업은 창업도시 프로젝트. 정부가 딥테크 스타트업을 지역에서 키워 유니콘으로 성장시키려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 4개 지역이 선정됐고 내년에 6곳을 더해 10개 도시로 늘어난다. 김 팀장은 사업화 자금 규모가 일반 지원사업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올해 74개사를 선발했고 2030년까지 딥테크 스타트업 500개사를 키울 계획이다. 중점 분야는 AI 소프트웨어와 로봇·모빌리티, 의료·바이오다. 바이오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중심이다. 실증이 필요한 기업은 현풍 지역 연구기관과 연계해 지원한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한 장짜리 사업계획서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1라운드에 선정되면 200만원을 받는다. 단계를 통과하면 최대 1,000만원 시제품 제작비를 받고 최종 단계에서는 상금 5억원과 투자 5억원을 합쳐 1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 팀장은 대구 지원율이 비수도권에선 높은 편이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운영하는 대구 C랩(C-Lab)은 18기까지 231개사를 육성했다. 사업화 자금은 크지 않지만 우수기업은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에 추천돼 가점을 받는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되면 사업화 자금 1억원을 받고 삼성전자와 협력 기회를 얻는다. 대기업·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잇는 민간협력 오픈이노베이션은 올해 161개 과제를 지원한다.
캠퍼스 투어도 이어졌다. 캠퍼스는 옛 제일모직 공장 부지에 2016년 12월 조성됐다. 만 34세 이하 청년 공간인 클러치 베타 캠퍼스에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다듬는 클러치데이가 열린다. 대구 지역 번호에서 이름을 따온 053 창업카페에선 법률·세무회계·판로 등 9개 분야 전문가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동에는 IBK창공과 인라이트벤처스, 와이앤아처가 입주해 있다.

◇ 연 650억원 로봇 실증·보급 현장=오후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 전시관을 찾았다. 전시관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려고 꾸민 공간이다. 진흥원 실증·보급사업에 참여한 기업 로봇이 공정별로 배치되어 있다. 로봇 산업 지원은 신기술의 안전성과 효율을 확인하는 산업통상부 실증사업과 검증된 기술을 현장에 들이는 중기부 보급사업 두 축이다. 두 사업 예산은 연 650억원 규모로 기업과 5:5로 비용을 나눠 지원한다.

전시관에는 뉴로메카 협동로봇이 사람이 눈으로 하던 PCB 검사를 대신하는 공정이 재현되어 있다. 두산로보틱스 로봇은 코팅제 도포와 제품 적재·배출을 함께 처리한다. 방독면을 쓰고 화학약품을 다루던 작업을 로봇이 맡은 사례다. 한국식품연구원과 개발한 배추심 제거 로봇은 비전 센서로 심 위치를 찾아 드릴로 뽑아낸다. 칼로 일일이 심을 도려내던 김치공장 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였다. 다만 배추 크기가 제각각이라 생기는 손실을 줄이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선박 부재 모서리를 다듬는 그라인딩 로봇과 파이프 플라즈마 절단 로봇, 신발 밑창 가이드라인을 그리는 로봇도 있다. 진흥원 측 관계자는 장충동왕족발과 오스템임플란트 사례에서 로봇 도입 뒤 생산성이 190% 가까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공군 전투기 세척과 육군 자주포 부품 이송 같은 국방 분야 적용 사례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용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산업AX혁신본부 사업총괄팀 수석은 진흥원이 운영하는 로봇 창업 공간을 소개했다. 예비·초기·재창업자를 대상으로 입주 공간을 무상 임대한다. 심사를 거쳐 사업성이 보이는 기업을 뽑고 기간은 1년 계약에 1년 연장으로 최대 2년이다. 임대료는 받지 않고 공용 공간과 세미나실도 무료로 쓸 수 있다. 올해 공간 5개는 입주가 끝났다. 입주기업에는 용역사를 통해 멘토링과 투자자 매칭 등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한 참가자가 로봇과 피지컬 AI를 도입하려는 정비업체와 협업 방법을 묻자 이 수석은 컨소시엄 방식을 권했다. 로봇 공급기업과 로봇을 도입하는 수요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말인 지금은 사업이 마무리 단계라며 연초에 나오는 사업 공고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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