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본 대기업은 많지만 유명한 일본 스타트업은 손에 꼽기 어렵다. 전통 산업 중심의 기업 시장과 폐쇄적인 일본 문화가 혁신 스타트업의 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내에서도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일본 액셀러레이터 01부스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론치패드(LAUNCHPAD)를 통해 일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전해줄 한국 스타트업 10곳을 발굴했다. 타케루 카와시마 01부스터 디렉터는 선발 과정에서 케이팝 등 한류 콘텐츠에 메타버스 기술을 입힌 스타트업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메타버스 분야 스타트업 예간아이티(Art&Space IT)를 들 수 있다. 예간아이티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작은 단위 디지털 트윈을 표방해 유명한 케이팝(K-POP) 아이돌 공간을 재연하고 사용자가 체험할 수 있는 AR 카메라 앱을 서비스한다. 사용자가 가상공간에 들어가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서비스다. 예간아이티 주요 고객은 서비스를 통해 공간을 노출하고자 하는 기업과 지자체 등 B2B, B2G로 이들을 위한 공간을 구현하고 기업 홍보를 돕는다. 현재는 공간에 자연스럽게 상품을 노출해 커머스까지 연결되는 수익모델도 검토 중이다.
라이터스컴퍼니는 아티스트와 케이팝(K-POP) 팬덤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쿠키를 서비스한다. 쿠키는 글로벌 케이팝 팬덤을 대상으로 한국 아티스트 온라인 라이브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해외 팬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등 30개국 현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에서는 셀럽과 아티스트를 확보하기 위해 중소 엔터테인먼트(2,500개)를 대상으로 영업 중이며 글로벌 팬덤 구축을 위해 해외 팬덤 커뮤니티와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에 적극 참여 중이다. 회사는 음반과 굿즈 판매 수익, 온라인 팬미팅 후원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 형태로 가져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패니지먼트 역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케이팝 선물 지원 서비스 플랫폼 팬들(Fanddle)을 운영하는 패니지먼트는 한류 팬은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 현지에서 스타에게 선물을 보내는 시스템 등 팬덤을 관리하는 전사 시스템이 없다는 불편함에 서비스를 개발했다. SNS와 팬커머스를 결합한 형태로 팬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팬 커머스 브랜드 상품 등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팬은 현재 해외 7개국 글로벌 팬덤이 이용하고 있으며 한류에 대한 시장 이해도가 높은 일본과 중화권을 초기 타깃으로 동남아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웹툰 콘텐츠를 위한 서비스도 만화와 애니메이션 천국인 일본 시장에 성공적 안착이 기대된다. 아이디어콘서트(Ideaconcert)는 웹툰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웹툰 무비 저작툴과 저작툴로 만든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웹툰과 만화를 영상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툴로 AI 기술을 적용해 단순 반복 작업은 컴퓨터가 하고 창의적인 부분은 사람이 담당하는 AI 기반 영상 저작툴이다. 웹툰이나 만화를 영상으로 만들어 플렛폼에 제공하고 수익이 생기면 창작자와 플랫폼 아이디어콘서트가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한다.
툰스퀘어(Toonsquare)는 누구나 쉽게 웹툰을 만들 수 있는 창작 서비스 투닝(Tooning)을 운영한다. 핵심 기술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웹툰을 자동생성해주는 TTT(Text to Toon)기술이다. 문장이 내포하는 감정을 파악해 알맞은 스토리텔링형 캐릭터 이미지를 연출해주는 것.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2019년 분사한 툰스퀘어는 투닝을 통해 그림을 전혀 못 그리는 사람도 간단한 대화형 텍스트만 있으면 캐릭터 기반 웹툰형 이미지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로 늘어난 콘텐츠 창자자의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펜스트리트(Carpenstreet)는 웹툰 작가나 게임 개발자 등 창작자를 위한 3D데이터 공유 오픈 플랫폼 에이콘3D를 서비스한다. 디자인 후 사장되는 3D 디자인 파일을 공유해 웹툰 배경, 게임 배경, VR 배경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에이콘3D 에서 거래되는 콘텐츠를 활용하면 창작자는 배경을 그리는데 들어갔던 노동 시간은 줄이고 품질은 높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커지면서 메타버스 공간 구성에 활용될 3D 소스도 에이콘3D에서 확보 가능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도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타케루 카와시마 01부스터 디렉터는 B2B 시장이 큰 일본에서 한국 SaaS 기업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선발 기업 중엔 플랫팜(Platfarm)이 대표적이다. SaaS형 이모티콘 솔루션 모히톡을 개발하는 플랫팜은 이모티콘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해 맥락에 어울리는 이모티콘을 자동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기업 대상으로 이모티콘 스토어 SDK를 제공하며 이미 삼성전자, 구글 등에 이모티콘 스토어와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고 삼성 갤럭시 스마트 폰, 애플 아이메시지 등을 통해 1억 명이 넘는 글로벌 사용자에게 제공되고 있다. 플랫팜은 SNS 플랫폼, 비디오, 사진 편집 앱, 모바일 키보드 서비스, 비디오 스트리밍 등 이모티콘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
패션에이드(Fashionade)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데이터 기반 패션 스타일링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일 AI를 서비스한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1분 만에 1,000가지 이상 패션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패션 전문가 코디 데이터 기반으로 코디세트 자동 생성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타일 AI가 적용된 쇼핑몰에서 바지 등을 고르면 이와 어울리는 셔츠, 신발 등 어울리는 상품을 세트로 제시해주는 식이다. 이번 일본 권역 진출 기회를 발판삼아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다른 패션 기업 옴니아트는 패션 브랜드 얼킨을 통해 뉴욕패션위크 등에 참여한 패션 기업이다.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넘어 지난해 신규 서비스인 온디맨드 라이선스 커머스 플랫폼 얼킨캔버스를 내놓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 중이다. 얼킨캔버스는 다양한 시각 라이선스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고 원하는 브랜드 제품에 적용해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자체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주문 건별로 즉시 제작해 배송까지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외에도 육아 시장을 타깃하는 베터투게더는 AI 아기잠 컨설팅 플랫폼 알잠으로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린다. 육아 중 가장 어려운 수면에 관련된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기 생활 데이터를 통해 생활 패턴을 맞춤형으로 맞추면 아기잠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여러 논문 이론에 배경을 둔 제품이다. 타깃 고객은 20~30대 초보 양육자로 아기잠 전문가로부터 수면컨설팅을 받고 수면 분석과 솔루션을 유료로 제공한다. 1만 여건 무료상담 사례와 심화컨설팅 자료를 기반으로 스케일업을 위한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